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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Oct 20. 2022

글쓰기와 공간

무라카미 하루키는 일본의 유명한 작가이자 내가 향후 닮고 싶어하는 롤모델 중 한명이기도 하다. 그는 잘 쓰고 못 쓰고를 떠나 매일 일정한 시간에 자신만의 공간에서 글쓰기를 진행했다. <작가의 방>의 책에서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그는 새벽 4시에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책상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대여섯 시간 정도 글을 쓰는 데만 집중합니다. 오후에는 달리거나 수영하거나, 혹은 두 가지를 모두 하고 나서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다가 저녁 9시에는 잠자리에 들어요. 그는 이런 시간을 통해 글을 쓸 에너지를 충전한다고 해요.”     


하루키는 글쓰기를 자신만의 루틴으로 만들었다. 전형적인 아침형 인간으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다.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자신만의 일정한 공간에서 글을 쓴다. 그 공간에는 책상이 있다. 책상 위에는 많은 수집품들이 보인다. 거미가 새겨진 발 모양 목공예품, 말벌 장식이 달린 대리석 조각품 등이 그것이다. 이 물건들이 하루키가 글을 잘 쓰게 하는 일종의 부적 역할을 한다고 한다.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던 2015년부터 하루키를 따라하기 시작했다. 매일 아침 새벽 5시에 일어나 예전 살던 집의 아이들과 같이 쓰는 방 한 켠에 마련한 책상 위에서 오래된 노트북을 켜고 글을 썼다. 어떻게든 내 이름으로 된 책 한 권을 내고 싶었다. 비록 작았지만 글을 쓸 수 있는 내 공간이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원래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힘들었지만, 첫 책 원고를 끝날 때까지 새벽기상을 계속했다. 2시간 동안 타자를 치면서 어떻게든 양을 채웠다. 그렇게 6년 동안 같은 공간에서 계속 글을 썼다. 그렇게 해서 몇 권의 책이 결과물로 나올 수 있었다. 작년 가을 이사 온 집에서 글을 쓸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이 생겼다. 이전보다 넓은 책상에 새로운 노트북으로 오늘도 글을 쓰고 있다.    

  

집 이외에 내가 즐겨쓰는 글쓰기 공간은 카페이다. 나는 조용한 카페보다 시끄러운 곳이 집중이 잘 되었다. 락이나 헤비메탈 종류의 음악이나 사람들의 왁자지껄한 소리가 있으면 금방 술술 글이 써지는 경험을 많이 했다. 지금도 칼럼이나 새 원고 등 좀 더 집중해서 쓰려고 하면 카페에 간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어떤 공간에서 글을 쓰고 있는가? 아니 쓰고 싶은가? 아니면 거꾸로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할 수 있다. 그럼 내 대답은 하나다. 지금 자신이 존재하는 공간이 글 쓰기 가장 좋은 곳이라고. 그 곳이 집이 될 수 있다. 아니면 카페나 사무실이 될지도 모른다. 글을 쓰는 데 공간도 상당히 중요하다. 아직 그런 공간을 못 찾았다면 오늘부터라도 한번 자신만의 글쓰기 아지트를 만들어보자. 오늘도 나는 나만의 공간에서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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