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더 퍼스트 슬램덩크)
“형 보고 싶어! 어디 간거야”
한 어린 소년이 바닷가를 보면서 울부짖는다. 자신에게 농구를 가르쳐 준 형을 그리워하면서 코트에서 드리블로 질주한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그는 전국 최강 산왕고와의 대결을 앞두고 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개봉했다. 벌써 30여년전 고등학생 시절 슬램덩크의 광팬이었기에 포스터만 봐도 가슴이 뜨거워졌다. 90년대 중반 만화 슬램덩크로 인해 우리나라 농구열풍이 불었다. 지금 같이 우지원, 현주엽 같은 40대 후반 50대 초반 아재가 된 연세대와 고려대 농구부 5인방은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누렸다. 운동실력이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축구와 농구는 제법 연습을 해서 친구들과 많이 즐긴 기억이 난다.
슬램덩크는 아시다시피 산왕공고의 대결을 마지막으로 갑자기 마무리되었다. 원작자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7년 가까이 그리면서 지치기도 했고, 마무리를 좀 극적으로 하고 싶은 욕심도 있다고 들은 적이 있다. 슬램덩크는 전세계적으로 공전의 히트를 쳤다. TV와 극장판, 게임으로도 발매가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
슬램덩크에 나오는 인물들도 당연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각자 성향에 따라 좋아하는 인물이 달랐다. 나는 만화에서 특히 극적으로 농구부에 합류한 포기를 모르는 남자 “정대만”을 가장 좋아했다. 그의 과거 이야기가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3점슛을 터뜨릴 때마다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이번에 나온 극장판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주인공은 바로 북산의 넘버원 가드 송태섭이다. 키 168cm의 작은 키를 가진 포인트가드다. 상대적으로 만화책에서 그의 과거 이야기는 다루어지지 않았다. 이번에 송태섭이 왜 북산의 돌격대장인지 처음부터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면서 잘 다루고 있다. 특히 산왕과의 후반전은 만화책 그대로 구현하다 보니 장면 하나하나가 잘 떠올랐다.
북산의 주장이자 채치수가 팀원들을 전적으로 신뢰하게 된 모습, 체력이 이미 소진했지만 끝까지 3점슛의 투혼을 보여주는 불꽃남자 정대만, 1학년이지만 이미 전국 제패를 노리면서 결국 산왕 에이스 정우성을 넘어서는 서태웅, 4개월 만에 절정의 농구 기량을 보여주는 천재 강백호, 그리고 내노라 하는 포인트가드를 제치고 정상에 우뚝 서는 이번 편 주인공 송태섭.
영화 후반부에 산왕과의 접전을 보면서 북산의 각 인물에 왜 이렇게 감정이입이 되는지 울컥했다. 서태웅의 패스, 강백호의 왼손을 거들 뿐.. 그 대목에서 눈물이 나왔다. 그리고 송태섭의 미래까지. 개인적으로 서사도 완벽하고 실사 농구를 보는 듯한 그래픽에 감탄했다.
다시 한번 슬램덩크 만화책을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 옛날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 북산의 5인방과 함께 농구 여행을 다시 한번 떠나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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