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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태어났으면 1인분 이상은 해야한다

1인분만 할게요 – 이서기

by 황상열

오랜만에 한 출판사에서 서평단 메일을 받았다. 책을 읽고 리뷰를 자주 쓰다보니 여러 출판사에서 서평 제의를 받고 있다. 사실 몇 달동안 서평을 자주 쓰지 못하다가 그래도 책을 공짜로 볼 수 있으니 편하게 수락했다. 제목이 일단 신선했다. 1인분만 하겠다? 라는 표현이 대체 무슨 의미일까? 책을 쓴 저자는 33살의 4년차 여자 공무원이다. 우선 자신과 남편, 주변 동료, 가족 등 등장인물 소개가 인상적이었다.


책의 주된 내용은 저자의 일상 이야기다. 공무원이지만 업무에 적응하지 못해 동료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는 장면도 나온다. 30대 초반의 여성들이 고민하는 내용, 자식만 키우다가 세월을 다 보낸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 등 여러 인생에서 나올법한 에피소드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공무원 다니는 게 1인분 하는거야. 거기서 귀 닫고 입 닫고 아무것도 하지 말고 편하게 살아. 편하게.”

사기업이나 공무원 등 어느 조직에 있으면 기본 1인분 이상 해야 한다. 그리고 조직에서 잘 적응하기 위해 못 본 적 못 들은 척 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십오살이 정년, 오십 육살까지 직장 다니면 도둑.. 조직은 이젠 닳고 쇠해진 부품은 가차없이 뽑아버렸다. 이미 소모될 대로 소모된 소모품은 더는 필요하지 않다.”

내 나이가 만 나이로 45살이다. 가끔 드는 생각이 언제까지 회사 생활을 할 수 있을지 늘 고민한다. 회사도 자선단체가 아니다. 이제 나도 쓸모가 없어진다면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지 다시 고민하게 된 시기가 왔다.

“고통받아 그냥. 그래야 글 쓰지. 책이 다 감성팔이 잖아.”

글쓰기는 정말 고통스러울 때 잘 써진다. 또 글쓰기 자체가 고통이다. 그 고통을 감성으로 승화시켜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


“그냥 업무적으로 엮인 인간관계 일뿐이야. 감정적으로 어떤 기대도 해서는 안되는 거에요.”

회사에서 같이 근무하는 상사, 동료, 후배들은 업무적으로 엮인다. 거기에서도 서로 상처주고 상처받기도 한다. 감정이 안 들어갈 수가 없다. 하지만 감정이 일을 망친다. 감정과 일을 분리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나도 사실 그게 제일 되지 않아서 요샌 업무에서 감정을 분리시키는 연습을 하고 있다.


“주무관님 어른이에요. 언제까지 연습만 할 건데요. 마흔까지? 오십까지? 답이 밖에 있다고 생각하면 빨리 밖으로 나가요. 실전에 뛰어들란 이야기에요.”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고 싶은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어른이 되었으면 자신 인생에 책임을 져야 한다. 인생에서 연습은 없고 모든 것이 실전이다. 그 실전에서 깨지고 부딪히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책은 참 쉽게 잘 쓰여져 있어 읽기 편했다. 에피소드도 잘 묘사되어 독자들이 그 장면이 떠오른다. 다만 저자의 징징거림이 좀 아쉬웠다. 5년을 준비해도 붙기 어려운 공무원이 되었으면 하기 싫고 자기와 맞지 않더라도 업무를 잘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는데, 본업은 하기 싫고 글만 쓰고 싶다는 그 이분법이 공감하지 못했다.


그렇게 하기 싫으면 당장 때려치면 되는데, 또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다. 직장을 다니고 글을 쓰는 비슷한 사람으로 안 힘든 사람이 없겠지만, 그런 부분이 아쉬웠다. 글을 쓰고 작가가 되는 것도 어디 쉬운 일인가? 저자에게 어느 부분에서라도 1인분 이상은 하시면서 글을 쓰라고 전하고 싶다.


책수레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솔직하게 리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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