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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Jul 20. 2023

당당하게 자신의 걸음으로 걸어가자

1989년에 나온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영화를 좋아한다. 3번 정도 제대로 끝까지 보고, 나머지는 가끔 유튜브에 올라온 짧은 영상을 시청했다. 고인이 된 로빈 윌리엄스가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 역할로 유명했다. 영화는 엄격한 사립학교에 영어를 가르치는 존 키팅 선생(로빈 윌리엄스 분)이 부임하면서 일어난다. 

     

이 영화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은 아마도 마지막 장면일 것이다. 불미스러운 일에 휩쓸려 결국 학교를 그만두게 되는 참스승 키팅을 향해 앉아있던 학생들이 책상에 올라간다. 그리고 그 유명한 “오! 캡틴! 마이 캡틴”을 외친다. 이 장면보다 아마도 이 대사가 더 울림이 있었다.      


“그 누구도 아닌 자기 걸음을 걸어라. 나는 독특하다는 것을 믿어라. 누구나 몰려가는 줄에 설 필요는 없다. 자신만의 걸음으로 자기 길을 가거라. 바보같은 사람들이 무어라 비웃든 간에.”   

  

지금도 가끔 지치거나 힘이 들면 이 대사를 자주 혼자 읽어본다. 나도 모르게 동기부여가 된다. 아마도 글을 쓰기 전까진 나도 내 자신이 독특하다고 생각해 본 적 없었다. 남들이 하는 것처럼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하여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하고 아이도 낳고 키우면서 늙어간다. 이런 평범한 삶이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이렇게 살다가 한 번쯤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또 사회가 맞추어 놓은 기준에 충족해야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관점 보다 남의 눈치를 많이 본다. 나보다 타인의 기준에 충족되어야 만족하기도 한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왜 그렇게 나에게 관심 없이 남을 위해서만 사는 시간이 많은 걸까?      


2030 시절의 내가 그랬다. 아침에 회사에 출근해서 정신없이 밀려드는 업무를 처리하느라 일주일에 3~4번은 야근과 밤샘 근무를 이어갔다. 내 프로젝트라고 여기면서 열심히 일을 했지만 남는 것은 없었다. 프로젝트는 내가 완수했지만, 항상 공은 회사가 가져갔다. 그렇다고 보너스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혼자 프로젝트를 하면서 배운 게 있다고 위로했다. 하지만 월급이 밀려버렸다. 회사를 위해 일을 했는데, 몇 달 동안 돈도 받지 못한 나는 누구를 위해 일을 한 것일까? 남을 위해 모든 시간을 바쳤는데, 나에게 돌아온 것은 하나도 없었다. 절망했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결국 인생 밑바닥까지 떨어졌다.      


한동안 방황의 시간을 거쳤다. 우울증과 무기력증이 왔지만, 그래도 마음 한 편에는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한 번에 바꿀 수 없지만, 조금씩이라도 이제는 나를 위해서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계속 올라왔다. 그 방법이 글을 쓰는 일이었다.      


글을 쓰면서 나만의 걸음을 걷기 시작했다. 여전히 직장일은 계속 하고 있지만, 글을 쓰면서 나의 정체성을 찾았다.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나한테 니까짓게 무슨 글을 쓰냐고 비웃었다. 개나 소나 글을 쓰는 시대가 되어 아무나 허접한 글을 쓴다고. 의기소침했지만 나만의 걸음으로 계속 걸었다. 이제 곧 또 한 권의 새 종이책이 출간된다.      


8년 동안 12권의 개인 저서 종이책을 출간했으니 독특하다고 소개할 수 있지 않을까? 이제는 그 누가 뭐라해도 나만의 글을 당당하게 쓴다. 내 글을 누구나 좋아할 수 없으니 비평도 마다 하지 환영한다. 직장을 다니고 글을 쓰는 작가로 사는 내 자신이 이제는 자랑스럽다. 당당하게 나만의 걸음을 계속 걸어갈 것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혹시 여전히 타인을 의식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한 번뿐인 인생 무엇을 하더라도 이제는 당당하게 자신의 걸음으로 천천히 한 걸음씩 내딛어보자. 그 시작이 당신의 인생을 근사하게 바꾸어 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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