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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Aug 13. 2023

인문학과 과학이 만나면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 유시민

 오랜만에 유시민 작가의 책을 읽었다. 사실 유시민 작가의 글 자체가 어렵다. 책을 많이 읽었지만, 내가 아직 이해력이 떨어지는지 모르겠지만, 쓰는 문장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그만큼 생각을 하게 하는 포인트가 많았다는 이야기다. 읽고 나면 머리가 아파서 한동안 저자의 책을 피했다. 그러다가 오랜만에 신간이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제목부터 이상하게 궁금했다, 문과 남자가 과학 공부를 한다고? 보통 문과 체질이면 과학이나 수학을 싫어한다. 저자처럼 뼛속까지 문과 체질이었던 나는 학창 시절 물리나 수학 수업시간이면 늘 멍때리고 있었다.  

    

논리적인 사고가 약했던 나는 그 풀이 과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달달 외웠다. 그렇다 보니 조금만 수학이나 물리학 문제를 바꾸면 응용하지 못했다. 그런데 고등학교 시절 이과에 진학하여 공대생으로 졸업 후 지금까지 엔지니어로 밥벌이를 하고 있다. 저자도 평생 문과체질로 살다가 늘그막에 과학을 공부하면서 느낀 점에 대해 자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공부는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인간과 사회와 생명과 우주를 이해하는 일이다. 공부를 온전하게 하려면 당연히 과학을 알아야 한다.”     


나이가 들면서 인생 공부를 다시 하고 있다. 이과생이지만 문과 체질을 가지고 있는 나도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는 위한 질문을 많이 했다. 하지만 확실하게 답을 내린 적이 없다. 다양한 인생에 정답은 없다. 자신에게 맞는 해답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그것이 명확하게 정의되기 위해서는 과학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등 어느 하나 쉬운 질문은 아니었지만 인문학자들은 모른다고 하지 않았다. 과학자는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분명하게 나눈다. 과학은 스스로 발전했고, 인문학은 과학을 껴안으면서 전진했다. 과학의 사실을 받아들이고 이론을 활용하면 인간과 사회를 좀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인류가 지금까지 변화할 수 있었던 것도 과학적인 사실에 근거한다. 책에서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을 많이 인용하고 있다. 인간도 가장 나약한 존재였지만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도 주어진 환경에서 다른 동물보다 유리한 쪽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본능이 아닌 이성적인 사고를 통해 끊임없이 그 환경에 맞추다 보니 세상을 지배하게 되었다. 이렇게 과학의 사실과 이론을 공부하면 좀 더 인간과 사회를 정확하게 이해한다는 의미를 조금 알게 되었다.      


“진지하게 인문학을 공부하는 독서 모임의 게시판과 부동산카페 게시판을 비교해 보라. 한 사람의 자아 안에도 서로 다른 여러 면이 있다. 모든 자아는 복잡하고 변덕스러우며 주체적이고 괴팍하다.”      


인문학과 부동산 독서 모임을 운영한 적이 있다. 정말 다른 분위기다. 인문학 모임 때 과학 이야기를 하면 모두 멍때리고 있다. 부동산 독서 모임에 인문학을 이야기하면 그래도 조금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있다. 이렇게 인간 개개인 한 명을 분석하면 다양한 자아를 가지고 있다.      


“유전자는 되도록 많은 생존 기계의 몸에 퍼져 나갈 뿐이다. 그것이 유일한 존재 목적이다. 이기적이란 말은 그런 뜻이다. 인간을 보라. 이기적이다.”     


유전자를 통해 친자식인지 아닌지 알아본다. 유전자는 우리 몸을 이루는 과학적인 최소 단위다. 생물 세포를 구성하고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이룬다. 지구상에 모든 것들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인간은 유전자를 지닌 매개체 중 가장 이기적인 동물이다.      


한 달 동안 2번 정도 정독했지만 정확히 다 이해하지 못했다. 아직 저자만큼의 통찰력이 없어서 이해할 수 있는 부분만 다시 생각을 적어보고 넘어갔다. 이 책에서 말하고 싶은 메시지는 “결국 인간과 사회를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과학과 인문학을 모두 공부해서 균형을 이루는 게 중요하다.”라고 생각한다. 인문학은 추론과 논리를 근거로 하기 때문에 사실을 왜곡하기도 한다. 이것을 보완해주는 것이 바로 과학의 사실과 이론이라고 생각한다. 좀 더 시간이 지나 공부를 더 하고 한 번 더 읽어볼 생각이다. 좀 더 뇌를 말랑말랑하게 만들고 싶은 분이라면 한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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