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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Sep 24. 2023

한 번에 이루어지는 일은 없다

“아! 몰라. 이 문제도 모르겠어. 그냥 안 풀어!”

“이번 판 보스는 너무 어려워. 안해. 그냥 포기할래.”     


요새 제일 많이 듣는 둘째 아들의 레파토리다. 수학 문제를 풀다가 안 되면 연필을 집어던진다. 게임을 하다가도 어려운 보스를 만나서 한두 번 해보다 안 되면 짜증낸다. 그리고 나서 아내에게 혼나는 것이 일상이다. 나도 앉혀 놓고 차근차근 다시 해보라고 말해보지만, 아이의 참을성은 이미 끝난 상태다. 몇 번 말하다가 내 인내심도 같이 폭발한다.결국 마지막은 당신도 똑같은 아이라는 아내의 샤우팅으로 마무리된다.     


방으로 들어오면서 나의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어머니의 잔소리가 귀에 들린다. 

“한 번에 되는 게 어디 있어? 계속 풀어봐야지. 배운 대로 연습해야 실력이 늘지!”


지금 둘째 아들의 모습이 내 12살 시절의 모습과 유사하다. 게임 하다 다음 스테이지로 못 나가면 바로 짜증 냈다. 수학 문제를 풀다가 한두 번 생각하다가 막히면 금방 포기했다. 다시 문제집을 풀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수학 실력은 거의 늘지 않았다. 재능이 없으면 노력이라도 해야 하는데 둘 다 하지 않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책을 쓴다고 해놓고 연락이 없는 몇 명의 수강생이 있다. 나도 바쁜 일상으로 신경을 잘 쓰지 못하고 있지만, 사실 열심히 알려주어도 쓰지 않으니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 뭐라도 써서 보내주어야 피드백을 주는데, 아무런 소식이 없다. 먼저 연락하면 늘 똑같은 패턴의 대답이 돌아온다.      

“죄송합니다. 제가 좀 바빠서 통 신경을 못 쓰네요.” 또는 “제 글쓰기 실력이 아직 책을 쓰기에는 부족하네요. 쓰다가 자꾸 안 써져요.”나의 대답도 늘 같다. “네네 편하게 해주시고, 그래도 시간 되실 때 조금씩 써주세요.”라고. 그게 끝이다. 한두 꼭지 초고를 쓰다가 잘되지 않으니 미리 포기한 셈이다.      


이 세상에 모든 일이 자기가 바라는 대로 한 번에 이루어지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지금까지 살면서 그런 경험을 해본 적은 한 번도 없다. 정말 재능이 뛰어나 한두 번 시도만에 성공할 수 있는 사람도 있지만 극소수다. 대부분 사람은 매일 조금씩이라도 연습하고 반복해야 성과의 가능성을 더욱 키울 수 있다. 누구나 알고 있어도 아예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것이 더 문제다.     


나도 책을 출간하는 작가가 되기 전까지 성과를 제대론 내 본 적이 없다. 그저 사회가 맞추어놓은 기준에만 충족해서 살았을 뿐 스스로 목표를 정해서 시작하지만, 항상 용두사미로 끝이 났다. 그 이유는 한 번에 모든 것을 이루려고 했던 내 욕심 때문이었다. 연습도 하지 않고, 몇 번 시도하면 다 되는 줄 알았다. 역시 결과는 뻔했다.      


첫 책 <모멘텀>의 초고를 완성하기 위해 석 달 동안 매일 조금씩 글을 썼다. 초고를 쓰고 다시 고치고, 또 고쳤다. 내 생애 처음으로 매일 2~3시간씩 글쓰기에 매달렸다. 그렇게 하다보니 글쓰기에 조금씩 익숙해졌다. 8년이 지난 지금도 매일 1~2시간씩 글을 쓰고 글쓰기 공부를 하고 있다. 아직도 많이 부족한 게 보인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히 배웠다. 무엇이든 매일 조금씩 연습하고 반복하다 보면 결국 탁월함을 가지게 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말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조금씩 매일 나아지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자신의 실력을 키우기 위해 연습과 반복을 하는 것이 기본이다. 절대로 인생에서 한 번에 이루어지는 일은 없다. 매일 했던 것이 누적되어 어느 시점에 터지는 순간이 바로 당신이 바라던 성과물이 된다.      

#한번에이루어지는일은없다 #연습 #반복  #친구 #관계  #자이언트라이팅코치 #닥치고글쓰기 #인생 #라이팅 #인문학 #마흔이처음이라 #당신만지치지않으면됩니다 #자기계발 #에세이 #단상 #황상열 #황상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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