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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Oct 15. 2023

우리는 그저 죽음을 향해 가고 있을 뿐이다

토요일 오후 오랜만에 갤러리아 백화점 광교점 문화센터에서 오프라인 강의가 있었다. 문화센터 측에서 다시 좋은 기회를 주어 이번에 4번째로 가게 되었다. 많지 않았지만 그래도 토요일 오후에 시간 내어 와 주신 수강생들이 고마웠다. 오랜만에 대면 강의를 하게 되니 어색했지만, 그래도 즐겁게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혼신을 다해 하나라도 더 알려주기 위해 노력했다.      


수업이 끝나고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약간 어지럼증을 느꼈다. 가끔 골골했지만 건강에는 크게 이상이 없어 잘 버티고 있던 터라 깜짝 놀랐다. 다행히도 좌석이 있어 앉을 수 있었다. 잠깐 눈을 감은 것 같은데, 다시 눈을 떴을 땐 30분이 지나 있었다. 광교중앙역에서 논현역까지 한번도 안 깨고 잔 것이다. 정말 피곤했나 보다. 코를 심하게 골았는지 옆 좌석에 앉은 여성의 눈초리가 따가웠다.      

다시 7호선을 갈아타기 위해 걸어가는데, 유독 발걸음이 무거웠다. 에스컬레이터에 사람이 많아 계단을 타고 다시 내려가는데, 발을 헛디뎠다. 앞으로 넘어졌다. 다행히 계단에 다 내려와서 넘어져서 크게 아프지 않았다. 혹시 중간 계단에서 넘어졌다면 한 바퀴 굴러서 크게 다쳤을지 모르겠다. 머리를 바닥에 부딪혔다면 정말 큰일 날 상황이 생겼을 것이다. 다시 일어나서 상처를 보니 조금 긁혀서 피가 났다. 다시 일어나서 가던 길로 발걸음을 옮겼다.      


지하철을 탔는데 계속 넘어진 다리의 고통이 심했다. 참으면서 가는데, 그날따라 정말 크게 다치지 않는 것에 대해 안도했다. 안 그래도 요새 머리 아픈 일이 많은데, 부상까지 당했다면 더 가라앉았을지 것이다. 내 인생이 갑자기 언제 끝날지도 모르겠다는 두려움이 앞섰다. 머리를 다쳤다면 병원에 실려 갔을지, 그 자리에서 생을 마감했을지 아무도 모른다.      


오늘 아침 방구석 책읽기 온라인 독서 모임에서 유시민 저자의 <문과 남자의 과학공부> 책으로 같이 나누었다. 인문학과 과학을 연결하여 풀어낸 저자의 해박한 지식이 담겨있다. 그 책의 부제가 “나는 왜 존재하고 어디로 가는가?”이다. 이 부제로 같이 참여한 회원들에게 질문했다. 역시 성향이 다르다 보니 댜앙햔 이야기가 나왔다. 한번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생명체는 다 다른 구성원의 원자로 되어 있다. 개인마다 자신은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존재다. 그만큼 귀한 존재라는 의미이다. 그래서 그 존재를 귀하게 여기면서 살아야 한다. 결국 죽음으로 향해 가고 있기 때문에, 현재 삶에 충실하고 싶다.”     


“나는 그냥 존재한다. 죽음을 향해 가고 있다. 이 순간에 집중하는 것이 최선이다.”     


“왜 존재하고 어디로 가는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 본 적이 없다. 나에게 주어진 상황에 맞게 살면서 즐겁게 서로 사랑하고, 맛있는 음식 먹으면서 재미있게 살고 싶다.”     


“여건이나 상황에 맞추어 존재해야 하는 상황이다. 자유롭게 이탈하고 싶지만 이 상황에서 견디고 버티는 것이 더 현실적이다. 인정할 수 밖에 없지만, 괴리감이 든다. 이렇게 살다가 죽으면 그만이다.”     

결국 인생을 산다는 것은 언젠가 다가올 죽음을 향해 다가가는 것이다. 그것이 언제인지 아무도 모르니 쓸데없이 미래에 대한 걱정을 하지 말아야 한다. 내일 당장 아니 1시간 뒤에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 인생사이다. 이 세상을 사는 우리는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의 시계에 맞추어 살아갈 뿐이다.  

    

성향상 걱정과 고민을 많이 생각하는 편이지만, 나이가 들면서 예전보다 생각을 멈추고, 삶의 흐름이 춤추는 대로 흘러가는 대로 몸을 맡기고 있다. 지금 나에게 오는 시련도 결국 무슨 뜻이 있어서 오지 않았을까? 라고 좋게 해석하려고 한다. 하루하루 나에게 주어진 그 시간에 충실하게 사는 것이 가장 근사한 인생을 만나는 비결이 아닐까 싶다. 앞으로 또 어떻게 내 인생이 전개될지 모르지만, 좀 더 가볍고 단순하면서도 즐겁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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