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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Oct 27. 2023

1%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책을 쓰고 싶은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들을 작가로 만들어주기 위해 수많은 책쓰기/글쓰기 강의도 늘어나는 중이다. 나도 이제 만 8년 정도의 글쓰기를 하면서 다수의 책 출간 경험을 바탕으로 소수의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들을 돕고 있다. 그들 모두가 열심히 글을 써서 전부 책을 출간하는 작가로 만들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상위 20%가 하위 80%를 끌고 간다는 유명한 ‘파레토의 법칙’이 강의 시장에서도 통용되고 있다. 지금까지 가르친 수강생 중 20% 정도만 역시 끝까지 써서 책을 출간했다.

수강생 몇 명은 1년 넘게 시도하다가 포기했다. 지금 일상이 바빠서 도저히 글을 쓸 수 없다거나 원고 분량을 채우는 것이 어렵다, 하고자 마음은 있는데, 시간만 보내다가 타이밍을 놓쳤다는 등 그만두는 이유도 다양하다.

내가 듣기엔 변명이나 핑계 같이 보이기도 했다. ‘책 한번 내볼까?’ 단순한 호기심에 시작했다고 하다가 점점 글을 쓰는 것이 부담되고 어려워지니 절실한 마음이 사라진다.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은 이제 내 머릿속에 없다. 그런 마음으로 다른 일을 한다 해도 마찬가지다.

2015년 처음 작가가 되고 싶다고 마음먹었을 때, 다짐한 내용이 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나를 믿고 끝까지 가보자고. 글을 쓴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알렸다. 목표를 타인에게 알리면 공표한 느낌도 있어서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지인이나 친구들이 했던 반응은 충격적이었다. 아직도 몇몇 사람에게 들었던 그 비아냥과 비웃음은 잊을 수 없다.

‘너 따위가 무슨 글을 쓴다고 난리냐? 네가 쓰면 개나 소나 다 쓰겠다. 하하하하하!’

그런 말을 듣고 나서 자신감이 더 떨어졌다. 안 그래도 잘 써지지 않아서 머리가 아픈데, 응원은커녕 놀림만 당하고 있으니 정말 내가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다시 해답을 찾기 위해 책을 들었다. 제목이 기억나지 않지만, 어떤 책에서‘가능성이 조금만 있으면 무슨 일이든 이룰 수 있다.’는 구절을 찾았다.

그래! 1% 가능성만 있어도 포기하지 않는다면 시간이 얼마나 걸려도 성과를 만들 수 있다고 깨달았다. 그 뒤로 미친 듯이 쉬지 않고 글만 썼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다 보니 초고를 완성할 수 있었다. 그 초고가 2016년 초에 나온 <모멘텀> 책이다. 책 출간 후 나를 비웃던 지인들에게 책을 선물했다. 실물을 보고 놀란 그들의 모습을 여전히 생생히 기억한다. 내 꿈을 지지한 단 한 명의 친구를 제외하고 아무도 할 수 없다고 했던 사람들에게 1% 가능성을 넘어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뿌듯했다.

책 한 권 출간하고 끝내고 싶지 않았다. 두세 권 계속 출간하는 목표를 다시 세웠다. 내가 글을 쓸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으니 계속 쓰고 싶어졌다. 한 권의 초고를 마치고 출간하고 또 쓰고 출간하고. 책을 출간할 때마다 여전히 무엇 때문에 되지 않는다고 핑계를 찾는 대신 어떻게든 출간할 수 있다는 1%의 가능성을 믿었다. 같이 시작한 사람들 중 잘된 사람이 많다. 아직 그들만큼은 아니지만, 그 가능성을 믿고 계속 헤쳐온 덕분에 그래도 예전보다 성장했음을 느끼고 있다.

아이들이 작은 씨앗을 가져오는 경우가 있다. 자랄 가능성이 없어 보이니 씨앗을 버릴까? 물어본다. 그러나 그 씨앗에 물을 주고, 햇빛을 받으면 자랄 가능성이 1%라도 생긴다고 말해주었다. 컵에 흙을 넣고 물을 좀 주고 나사 창가에 올려놓으니 정말 자라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니 무슨 일이든 속단하지 말고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다면 계속 시도하는 것이 옳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보이지 않는 희박한 가능성 때문에 더 이상 못하겠다는 이야기는 하지 말자. 글을 쓰지 못하는 이유를 만들지 말고, 1% 가능성을 더해 한 줄이라도 더 쓰는 연습을 하면 어떨까? 그 끈만 놓지 않으면 무엇이든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