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상열 Dec 09. 2023

감정의 서랍

내 감정을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3가지 활용방법 

잠시 마음이 복잡했다. 정신을 차렸지만, 혼자 있을 때마다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가끔 경험한다. 조울증까지 아니지만, 갑자기 감정이 바닥까지 내려가서 우울감에 시달린다. 아무래도 오랫동안 혼자 가만히 앉거나 누워 있다 보니 쓸데없는 생각이 많아져서 더 그랬던 것 같다. 그런 감정이 들면 안 되겠다 싶어 무조건 옷을 챙겨입고 밖으로 나간다.      


동네 한 바퀴를 돌거나 산에 올라가기도 한다. 헬스장에서 기구를 미친 듯이 든다. 1시간 정도 무작정 걷거나 운동하다 보면 부정적인 감정이 사라진다. 다시 머리가 상쾌해지면 의식적으로 좋은 생각을 하려고 노력한다. ‘어떤 일이든 잘 될거야.’ 라고 혼자 계속 입으로 중얼거린다.      


10여 년 전 정신과 상담 이후로 오랜만에 심리 상담을 받았다. 그래도 혼자서 삭히는 것보다 누군가에게 한 번 내 심리상태가 어떤지 물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아이들이 언어치료를 받고 있는 심리 상담소에 가보기로 했다. 상담 선생님을 뵙고 자리에 앉았다.      


“요새 어떤 마음이 드나요? 힘든 상황이 있었나요?”     


첫 질문을 듣자마자 많은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고민되었다. 올해 있었던 일을 짧게 정리해서 이야기했다. 열심히 살아왔지만 뭔가 여전히 크게 나아지지 않아 마음고생이 있다는 멘트로 마무리했다. 내 이야기를 열심히 선생님은 귀 기울여 들어주었다. 뭔가 계속 노트에 메모하면서 내 상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에 감사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뭔가 감정이 섞여 있네요. 분노, 우울, 후회, 아쉬움 등이 모두 뒤섞여서 황상열 님이 더 힘들어 하는 것 같아요.” 

“스스로가 너무 감정에 매몰되는 면이 있어요. 여러 심리학책을 보면서 내 감정을 알아차리는 연습을 많이 했어요. 지금 내 감정이 이런 상태라는 것을 인정하고 잊어버리려고 노력하지만, 쉽지가 않네요.”

“저도 그래요. 어떻게 그 감정을 매번 잊을 수 있을까요? 이럴 때는 이런 방법을 한 번 써보세요.”  

   

선생님이 제안한 방법이 바로 감정도 서랍에 넣어서 필요할 때마다 꺼내어 쓰거나, 다시 서랍을 열어서 거기에 넣어두는 것이다. “감정의 서랍”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그 감정의 서랍은 다시 “분노의 서랍”, “기쁨의 서랍”, “슬픔의 서랍” 등으로 분류할 수 있따. 우리가 옷이나 물건을 서랍에 정리해서 넣어두는 것처럼, 감정도 잘 정리해서 서랍에서 꺼내거나 넣어 두면 인생을 좀 더 편하고 가볍게 살 수 있다.      

그럼 감정의 서랍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상담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곰곰이 생각한 결과,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었다.      


첫째, 내 감정을 정확하게 인식하여 정의한다. 일단 어떤 서랍에 넣을지 판단하기 위해서 내 감정이 정확하게 어떤 상태인지 알아본다. 감정의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왜 내가 이런 감정을 겪고 있는지도 함께 생각한다. 정확한 감정 상태가 파악되면 언제 어떻게 서랍에 넣어야 할지 판단할 수 있다.     


둘째, 감정을 기록하고 분석한다. 내 감정을 서랍에 넣기 전에 종이를 꺼내놓고 객관적으로 내 감정이 어떤 상태인지 적어본다. 일기를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우선 감정을 글로 옮기면 한 번 더 객관화가 된다. 제3자 입장에서 내 감정의 상태를 볼 수 있어 내 감정의 패턴 변화 등도 정리할 수 있다.      


셋째, 감정 조절 방법을 연습한다. 감정의 서랍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결국 본인이 감정 조절 하는 기술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불안감이나 스트레스가 있을 때 운동, 명상, 심호흡, 걷기나 산책 등의 방법으로 감정을 줄이는 연습을 해야 한다. 계속 인생이 안 풀리는 것은 아니라고 잠재의식에 긍정적인 감정을 의도적으로 넣는 것도 필요하다.      


위 3가지 방법을 잘 활용하면 내가 만든 “감정의 서랍”이 유용하게 쓰이지 않을까? 감정을 잘 관리하는 것도 근사한 인생을 만들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다. 더 이상 쓸데없는 감정은 이제 서랍에 모두 넣어두고, 좋은 감정만 잘 꺼내어 쓰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감정 #서랍 #감정의서랍 #감정꺼내어쓰기 #글쓰기 #자이언트라이팅코치 #닥치고글쓰기 #인생 #라이팅 #인문학 #마흔이처음이라 #당신만지치지않으면됩니다 #자기계발 #에세이 #단상 #황상열 #황상열작가

매거진의 이전글 당신은 다시 돌아갈 수 있는 힘이 있습니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