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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Jan 08. 2024

삶을 단순화하는 것도 좋다

작년 연말 여러 가지 이유로 약 8년간 다녔던 전 회사에서 나오게 되었다. 자발적으로 그만둔 게 아니었다. 갑작스럽게 이런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니 당황스러웠다. 먹고 사는 인생에 문제가 생기니 머리가 아팠다. 실직도 인생의 큰 변화 중 하나이다. 마흔이 되어 들어온 회사였다. 이제 내 인생에서 더 이상의 이직은 없다고 다짐했다. 마지막 회사라고 생각하고 각오를 다졌던 기억이 난다.  

    

그랬던 그 회사에서 나오게 되었다. 처음에는 억울하고 답답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왜 이런 상황이 생겼는지 곰곰이 생각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에게도 원인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회사 일도 열심히 했지만, 이것저것 다른 분야에 관심을 가졌던 것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하루 일주일 한 달 동안 빼곡하게 계획이 찼다.      

사람도 만나야 하고, 독서와 글쓰기도 해야 했다. 강의 준비도 하고, 다른 사람이 부탁한 일도 시간을 쪼개 도와주어야 했다. 가끔 들어오는 외부 강연도 거절하지 않았다. 책쓰기/글쓰기 수업도 시작했다. 바쁜 것도 좋지만, 계속 쉼 없이 달려오다 보니 여기저기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것저것 신경 쓸 게 많다 보니 결국 과부하에 걸렸다. 해야할 일은 많은데 점점 하기 싫어졌다. 글을 써야 하는데 너무 쓰기 싫었다. 매일 한 개의 글은 써야 한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에 억지로 쓰다 보니 오히려 진도가 나지 않았다.      


이런 타이밍에 회사도 나오게 되자 다시 한번 무기력증이 몰려왔다. 아무리 힘들어도 내가 정한 원칙과 루틴은 지키고 있었지만, 그것조차 놓아버렸다. 몸과 마음이 지치다 못해 저 바닥까지 떨어졌다. 번아웃을 넘어 무기력증이 찾아온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딱 하나였다. 내 일상이 너무 복잡했다. 회사 일과 책 쓰기/글쓰기 수업 등 여러 가지 일을 늘어놓기만 하고 수습하지 못했다.      


연말이 되면서 하나씩 일을 줄였다. 나에게 꼭 필요한 몇 가지만 남기고 버리기 시작했다. 전 회사를 나오게 된 것도 이런 복잡한 내 일상도 하나의 원인이었다. 상사에게 이런 내 복잡한 삶이 원래 업무에 소홀하게 보였을지 모르겠다. 새해가 되어 고민하다 딱 하나 다짐했다. 내 일상을 정리하고 단순화 하기로 했다.

     

새 회사에 들어온 지 이제 일주일이 지났다. 적응도 해야 할 시간이 필요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람을 만나는 시간도 줄였다. 독서와 글쓰기, 책 쓰기 수업 등을 제외한 나머지 활동은 잠시 접어두거나 그만두려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회사에 출근해서 일하고, 퇴근 후 가족을 챙기고 내가 좋아하는 글을 하나 쓰며 몇 페이지의 책을 읽고 생각하다가 하루를 마감하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삶을 단순화 시키는 방법을 한 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현재 자신의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고려해서 우선순위를 정한다. 그 외 불필요한 것은 모두 버린다. 둘째, 하루를 시작하거니 마무리 할 때 그 날의 목표를 정하고 거기에만 에너지를 투자한다. 셋째, 불필요한 물건은 버리고, 자신에게 현재 필요한 물건을 정리한다. 청소 자체가 삶의 단순화를 만들어준다.      


삶을 단순화한다는 것은 자신이 진짜 필요한 것에 집중하고, 몰입한다는 의미이다. 올해는 일, 독서와 글쓰기, 가족 챙기기, 불필요한 관계 정리 등 5개 이하로 정리해서 단순하게 살아볼 생각이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새해에는 좀 더 삶을 단순하게 바꾸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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