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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Jan 14. 2024

당신은 혹시 타임 푸어입니까?

할 일은 쌓이고 있는데, 시간이 부족하다. 새로운 회사에 입사하고 나서 더 그렇다. 업무 파악하면서 일도 진행해야 한다. 사실 이런 현상은 꼭 지금이 아니라 몇 년 정도 되었다. 나 말고 이렇게 시간이 없다고 아우성치는 사람이 많다. “너무 많은 일을 하느라 시간이 없어.”,“어떤 일을 다 마치지 못할 만큼 바빠서 머리가 아파.” 등의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이렇게 업무 등 다른 일에 쫓겨서 시간이 없는 사람을 ‘타임 푸어’라고 정의했다. 이 단어를 만든 사람은 미국 워싱턴포스트 기자 브리짓 슐트이다. 그녀도 직장을 다니면서 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이다. 직장에서 자신의 일을 바쁘게 수행해야 하고, 집에 돌아와서 아이를 챙겨야 한다.      


24시간이 바쁘게 돌아간다. 아마도 그녀보다 우리 나라에서 맞벌이 하는 부부가 더 시간이 없을지 모른다. 낮에는 어린이집이나 보모를 써서 아이를 돌볼 수 있지만, 야근이라도 하게 되면 큰 낭패다. 아이를 봐줄 수 사람이 있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아이를 낳는 것이 오히려 재앙이 된 세상이다.      


나는 아이가 셋이다. 네 살 터울로 막내가 이제 7살이다. 작년까지 아내는 파트타임으로 일하면서 아이를 챙기느라 하루가 바쁘다. 본인도 하고 싶은 것이 많지만, 결혼하고 지금까지 아이를 챙기느라 자신의 시간을 가져본 적이 없다. 나도 도와준다고 하지만, 말에 그칠 뿐 직장 업무와 집필, 강의 준비 등으로 늘 바쁘게 지냈다. 피곤하다 보니 그 핑계로 육아와 가사는 뒷전이었다.     


브리짓 슐트는 엄마의 역할과 직장 업무를 잘하기 위해서 일상의 균형을 맞추기로 했다. 그러나 동시에 다 해낼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두 개를 병행하다 보니 스트레스를 너무 받았다. 늘 시간에 쫓기면서 살다 보니 건강도 나빠졌다. 왜 이런 이유가 발생했는지 병원 검사 결과, 타임 푸어로 살다 보니 계속 시간 스트레스로 인해 자신의 뇌까지 망가진다는 결과를 얻게 되었다. 어느 하나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어느 것 하나 잡지 못하게 되었다. 번 아웃이 온 것이다.    

 

나도 그랬다. 직장 생활을 하고 있지만,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했다. 좀 더 가계에 보탬이 되기 위해 사이드잡을 찾아 시작했다. 그 사이드잡의 시작이 글쓰기와 강의였다. 글을 쓰면서 책을 출간하게 되면 인세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바로 시작했다. 그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사람들에게 강의를 시작했다. 그렇게 직장생활과 강의, 집필 등을 내 나름대로 시간 배분을 통해 균형을 맞추었다.      

2년 정도 잘 유지했지만, 작년부터 뭔가 삐그덕 거리기 시작했다. 계획은 세웠지만, 몸이 따르지 않았다. 동시에 수행하는 것이 한계에 부딪힌 것이다. 자꾸 일을 미루고 기한 내 처리못하는 것이 많아졌다. 몸도 많이 아프다 보니 강의도 취소하는 횟수가 늘어났다. 아무래도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 결과 사업도 잘 되지 않고, 본업마저 여러 사유로 인해 그만두게 되었다.      


두 마리 토끼를 잘 잡고 갔지만, 나 스스로 번 아웃이 오면서 주저앉게 되었다. 브리짓 슐트가 정의한 타임 푸어의 전형적인 결과였다. 시간은 한정적인데, 너무 많은 욕심을 부린 게 아닌가 싶었다. 사실 경제적으로도 크게 나아지는 것은 아니었다.      


잠시 내려놓기 시작했다. 선택과 집중으로 정리가 필요했다. 매일 닥치는 대로 일상의 우선순위를 정해서 잘 처리했다고 생각했지만, 내 오산이었다. 물론 정해진 24시간에 많은 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계속 시간에 쫓기다 보면 타임 푸어로 전락하여 결국 자신의 마음과 몸 건강까지 망칠 수 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인생의 방향성이다. 다시 한번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점검하고, 일상의 우선순위가 아닌 인생의 우선순위를 먼저 정해보자. 인생의 방향과 우선순위가 먼저 결정되면 그것에 따른 세부계획을 세워 진짜 필요한 일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당신도 타임푸어로 살고 있는가? 그렇다고 한다면 잠시 멈추어 갈 타이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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