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재작년부터 글을 쓰고 책을 읽으면서 지나온 나의 인생을 다시 돌아보고 있다. 평범하게 살았지만 남들과는 조금 다르게 채워왔던 시간들… 그 속에 남은 기억들을 하나씩 꺼내어보는 중이다. 이런 시기에 참으로 오랜만에 반가운 책을 만나게 되었다. 고현진 작가님의 자전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아들러 심리학 이론과 결합시켜 풀어낸 내용이 인상적이다.
#2
아들러 심리학은 다른 말로 개인 심리학으로도 불린다. 오스트리아의 정신의학자인 알프레드 아들러는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되고, 사람은 과거의 원인이 아닌 현재에 부닥치는 목적 때문에 인생을 움직인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사람의 인생은 언제나 선택 할 수 있는데, 사람이 바뀌지 못하는 게 아니라 변화를 선택할 수 있는 용기가 부족해서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3
책을 읽는 내내 작가님의 경험담과 그것을 통해 느꼈던 솔직한 자기고백 및 심리상태등이 과거의 나를 보는 것 같았다. 아마도 대부분의 독자들이 공감하는 부분이 많을 거라 생각된다. 본 모습은 그렇지 않은데 어쩔 수 없이 척하며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내 자신을 볼 때. 자꾸 실패하여 이 세상에 나만 패배자로 느껴질 때. 수많은 사람들 속에 둘러쌓여 있지만 정작 필요할 때 누구하나 찾기 힘들어 외로움을 느낄 때. 남들은 잘 살아가는데 나만 뒤처지는 느낌을 받을 때. 아마도 누구나 이런 경험은 한번쯤 있을거라 생각된디. 작가님은 이런 나쁜 기억을 인정하고 공감할 때 세탁소에 맡겨 지울 수 있는 첫단계라고 말한다.
#4
2․30대 시절을 돌아보면 참으로 복잡하게 살았다. 위에 언급한 저 나쁜 기억을 늘 간직한 채 이 세상에 나만 불행하다고 생각했다. 누구를 만나든 내가 너무 힘드니 현재의 내 감정상태를 좀 알아달라며 의지했다. 그 나쁜 기억을 잊기 위해서 술도 많이 마셨다. 그렇게 취하다가 잠이 들면 마음이 편했으니까. 그 결과는 당연히 내 주위 사람들도 한 두명씩 떠나갔다. 그 당시 이 기억들을 지울 수 있는 세탁소를 미리 알았다면 조금은 삐딱하고 잘못된 나를 내려놓고 가볍게 살아가는 방법을 배울 수 있지 않았을까?
#5
불혹이 조금 넘은 이 나이가 되어서야 그 나쁜 기억들도 도움이 되었다. 그 경험을 하고 나서야 인생을 내려놓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책을 덮고 나서 조금은 부족해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사랑하면서 일희일비 하지말고 매사에 감사하면서 살아가야겠다는 다시 한번 느껴본다. 오랜만에 다시 한번 온전하게 나를 만나게 해 준 책이다. 많은 분들이 꼭 한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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