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글을 쓰거나 전자책 또는 종이책 원고를 쓰기 위해 자리에 앉아 노트북을 켠다. 한글창을 열고 무슨 주제로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하지만, 생각이 잘 나지 않는다. 머리를 부여잡고 시간을 보낸다. 생각한 대로 바로 써지는 날도 있지만, 이렇게 앉아서 바로 쓰려고 하면 잘 써지지 않는 것이 정상이다.
주제를 떠올리고 나서 글을 본격적으로 쓰기 전에 나는 공책이나 다이어리 또는 빈 종이를 꺼낸다. 그 주제에 대해 독자에게 어떤 메시지로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먼저 결론 부분부터 생각나는 대로 한 문장을 적어본다. 어떤 구성 방식으로 전개하면 좋을지도 같이 기록한다. 사실 기록 보다 메모에 가깝다. 개략적인 레이아웃을 정리한다고 보면 된다. 어떤 에피소드를 가져와서 연결시킬지도 같이 고민해서 적어본다.
이렇게 글을 어떻게 써야 할지 기획까지 마쳤다면 본격적으로 초고 작성에 들어간다. 항상 이야기하지만, 초고는 완벽하게 쓰는 글이 아니다. 어떻게든 자신이 정한 분량이나 책 쓰기 원고 기준 분량에 맞게 채우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블로그 글이나 책 쓰기 원고나 한글 프로그램 기준으로 A4 약 1.5매 내외로 분량을 맞추고 있다. 이유는 블로그에 썼던 글을 모아 책으로 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매일 한 편의 글을 다른 주제로 블로그에 올려서 그것이 모이다 보면 책으로 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사람들이 처음에 의욕적으로 글을 쓰다가 계속 멈추는 이유가 너무 완벽하게 쓰려고 하기 때문이다. 글을 처음부터 완벽하게 쓸 수 없다. <모멘텀> 원고를 쓸 때 내 경우가 그랬다. 한 꼭지 원고를 처음부터 잘 써야겠다는 마음 때문에 한 두 줄 쓰다가 지우길 반복했다. 어떻게든 하루에 한 꼭지 원고를 쓰겠다는 결심이 있다 보니 분량을 채울 때까지 5~6시간이 걸렸다. 직장을 다니면서 썼기 때문에 밤 10시에 앉으면 새벽 2~3시가 넘어가기 일쑤였다.
방법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에 글쓰기 책이나 강의를 찾아보았다. ‘초고는 쓰레기다.’라는 말을 그때 처음 알게 되었다. 맞춤법이 틀려도 상관없다. 문장이 길어져도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우선 양을 채우고 나서 추후 고치면 글이 더 좋아지는 것에 대해 알게 되었다. 글을 좀 쓴 사람이라면 이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내가 썼던 글이 좀 더 좋아지는 방법에 대해 한 번 언급해 본다.
주제를 정하고 기획 작업을 끝내고 우선 초고 작성에 돌입한다. 자신이 생각했던 내용과 구성
방식을 총동원하여 끝까지 분량을 채운다. 그 후 원고를 출력한다. 빨간펜을 들고 소리 내어 읽어본다. 긴 문장은 짧게 고친다. 읽다가 이상한 부분은 빨간펜으로 수정한다. 자신이 쓴 글을 읽었을 때 이상하다고 느끼면 타인이 읽어도 똑같은 느낌을 받는다.
이렇게 한 번 고친 글을 다시 한글창을 열어 옮긴다. 옮겨 쓸 때 한 번 더 낭독하면서 키보드를 두드리자. 시간이 좀 걸리지만 두 번의 퇴고 작업이 끝난 셈이다. 책 쓰기 초고를 다 쓰고 나서 전체 원고를 다시 퇴고하는 것보다 효과가 있다. 확실하게 이 방법을 쓰면 초고보다 글이 더 좋아졌다는 점을 느낄 수 있다.
출력하여 한 번 고친 글을 다시 컴퓨터에 옮기는 것이 불편하다면 자신이 쓴 초고가 완성되면 모니터를 보고 한 두 번 정도라도 낭독해서 어색한 부분만 수정하자. 그것만 하더라도 글이 좋아진다.
다시 한 번 정리한다. 초고는 분량을 채우는 것이 목적이다. 완성한 글을 덜어내고 고치다 보면 글이 완벽해진다. 초고 완성 후 출력하여 직접 읽으면서 수정하고, 수정한 글을 다시 낭독하면서 컴퓨터에 옮기면 끝이다. 이 방법으로 자신이 쓰는 글쓰기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부디 많은 사람이 읽고 쓰는 삶을 많이 만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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