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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Mar 25. 2024

글을 쓰고 싶은 사람의 세 가지 착각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유명작가 책을 참고하면서 부러워했다. 나는 언제 저런 글을 쓸 수 있을까? 유명작가들도 처음부터 글을 잘 쓰지 못했을 거야! 라고 애써 나를 위로했다. 어떻게 하면 더 잘 쓸 수 있을까 고민은 하지 않고, 이미 그들의 수려한 문체만 보였다. 유명 작가가 쓴 책에 나오는 문장이나 구절을 흉내 내기로 했다. 나만의 문체를 새롭게 만든다는 점은 어불성설이다. 일단 필사하기로 했다.      


노트를 하나 샀다.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읽다가 눈에 띄는 문장이 보이면 따라 썼다. 그 아래 그 문장에 대한 내 생각과 감정을 적었다. 익숙해지자 그 문장의 주어와 목적어 등을 다른 단어로 바꾸어 내가 쓰는 다른 글 중간에 섞었다. 좋은 문장을 대입하다 보니 글의 질이 올라가는 것이 느껴졌다.      


매일 조금씩 쓰다 보니 글쓰기가 익숙해지고 재미가 있었다. 이제 좀 글을 쓴다고 마음이 편하고 느슨해졌다. 처음 글을 쓸 때보다 자료도 찾지 않고, 내 머리 하나만 믿고 썼다. 술술 써지는 날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날이 더 많았다. 왜 그런 현상이 일어났을까?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내가 착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글을 쓰고 싶은 사람이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착각하는 세 가지가 있다. 내 개인적인 의견으로 참고만 해도 좋다.      

첫째, 글은 머리가 좋아야 잘 쓴다는 착각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머리가 좋으면 말도 잘하고, 글도 잘 쓸 수 있다. 표현력이 다양하게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어쩌다 한두 번 잘 쓸 수 있지만, 계속 머리가 믿고 쓸 수 없다. 유명작가도 처음에는 번뜩이는 머리만 믿고 글을 썼지만, 결국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엉덩이의 힘이었다. 오랜 시간 앉아서 잘 써지든 안 써지든 계속 썼다. 자신의 재능만 믿고 느슨하고 편하게 썼던 것이 아니다. 절박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오랜 시간 앉아서 쓴 결과다.      


둘째, 자신이 쓴 초고가 완벽해야 한다는 착각이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초고를 한번 잘 쓰려고 한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단번에 성공하고 싶은 것이다. 초고를 완벽하게 쓴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직 내용도 채워지지 않았는데, 구성까지 모든 것을 끝내겠다는 것은 정말 재능을 타고난 작가가 아니라면 불가능하다. 초고는 무조건 불완전하다. 우선 분량을 채우겠다는 생각으로 초고를 써야 한다.      


셋째, 완전히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떠올라야 잘 쓸 수 있다는 착각이다. 갑자기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라 한 번에 쓰는 경우가 가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글을 쓸 때 완전한 차별화된 생각이 나서 쓰는 경우는 거의 없다. 자료를 찾거나 일상을 관찰하면서 글감을 찾는다. 글감을 찾고 자료를 수집하여 아이디어를 뒷받침할 근거와 메시지를 완성한다.      


이 세 가지 착각이 글쓰기를 포기하게 만든다. 머리로 쓴다는 것은 자신의 재능만 믿고 있다는 의미와 같다. 노력하지 않고 재능만 가지고 쓴다면 오래가지 못한다. 어떤 분야를 막론하고 재능이 노력을 이기는 것을 보지 못했다. 글쓰기도 오래 쓰기 위해서는 절박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엉덩이의 힘을 믿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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