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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Jul 18. 2024

좋은 집착과 나쁜 집착

20대 중반 PC방 아르바이트를 한 적 있다. 거기서 한 남자 후배와 함께 근무하게 되었다. 나와 다르게 참 과묵했지만, 예의와 태도가 참 좋았다. 매장이 크다 보니 사장님은 낮에 근무하고, 밤과 새벽에 나와 후배가 일하는 스케줄이다. 몇 달 동안 잘 일하던 어느 날, 후배와 갑자기 연락되지 않았다. 며칠 동안 매장에 나오지 않았다. 아무래도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았다.      


아무리 연락을 취해도 전화는 꺼져 있었다. 사장님은 며칠 더 기다려보고, 3일 내 연락이 없으면 내보내자고 했다. 나도 사장님 말씀을 따르기로 했다. 3일째 되는 날 후배가 아주 피곤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얼굴이 반쪽이 되었다. 나는 그에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자초지종을 물었다. 후배가 갑자기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형, 나 사실 모은 돈을 다 잃었어. 나 어떡해?”

“무슨 소리야? 얼마나 잃었는데.”

“몇 백만원 정도. 아르바이트 하면서 모았던 돈인데.”

“어쩌다가 그런거야?”

“우연히 알게 된 여자에게 빌려줬어. 그런데 연락이 안돼.”     


누구냐고 물었다. 술집 여자라고 했다. 아르바이트 쉬던 날 친구를 만나 술 한잔 하고 업소에 갔다가 알게 되었다고 했다. 후배가 한눈에 반해 따로 연락해서 만나자고 했는데, 거절했던 것 같다. 그만두려 했는데, 자꾸 그녀가 생각나서 계속 메시지를 보냈다.      


그 여자도 몇 번 거절하다가 못 이기는 척 후배를 만났다. 그는 그녀에게 홀딱 빠졌다. 아마도 그녀가 거짓말로 돈을 빌려달라고 하면서 계속 만남을 이어 나간 모양이다. 그러다가 모아놓은 돈을 다 빌려주고 나서, 그녀가 연락을 피했다. 후배는 그녀에게 집착하기 시작했다. 계속 연락을 받지 않자, 그녀를 만났던 업소에 가서 난동을 피웠다. 경찰서도 다녀왔지만, 너무 그녀에게 빠졌던 후배는 마음의 상처를 크게 입었다. 잘못된 집착이 부른 화근이었다.   

  

많은 사람이 “집착”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집착”의 의미를 다시 포털 사이트에서 찾아보았다. “어떤 대상에 마음이 쏠려 매달리는 것”으로 나온다. 특히 집착은 이기심이 포함된 감정이 전제라고 이야기한다. 이런 부분 때문에 좋은 뜻으로 해석되지 않는다. 그러나 어떤 대상에 집착에 하느냐에 따라 좋고 나쁨은 구분할 수 있다.      


나쁜 집착은 무엇이 있을까? 사귀다 헤어진 연인을 잊지 못해 계속 연락하고 찾아가는 것도 하나의 예시가 될 것이다. 지나친 음주로 알콜 중독에 빠지는 것도 술에 대한 집착이다. 순간 쾌락을 잊지 못해 계속 찾게 되는 마약이나 약물 중독도 나쁜 집착이다.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 대상에 집착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다.     


이와 반대로 좋은 집착은 무엇이 있을까? <집착의 법칙> 의 저자 그랜트 카돈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뭔가에 집착한다는 것은 위대한 일을 할 힘이 있다는 뜻이다. 집착은 평균을 추구하는 문화에서 당신을 구해준다. 이제 당신은 집착이란 괴물을 다스려 그 에너지가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쪽으로 향하도록 바꾸기만 하면 된다. 집착의 방향을 바꾸어라.”     


바로 나쁜 집착의 반대로 인생에 도움이 되는 대상에 집착하는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목표나 대상에 몰두하면 된다. 나는 지금 글쓰기에 집착하고 있다. 이제 돈 공부에도 집착할 예정이다. 풍요로운 인생을 만드는 일에 집착할 것이다. 지금 당신이 하는 대상이 충분히 재미있고 앞으로 인생에 유익하다면 계속 밀어붙이고 매달리자.      


나도 나쁜 집착을 많이 가졌다. 아니 가지고 있다. 거기에 썼던 에너지를 좀 더 건설적인 방향으로 쓰기 위해 좋은 집착으로 가져가려고 노력 중이다. 아마도 나쁜 집착으로 인해 감정이나 마음도 절제하지 못했다. 독서, 글쓰기, 운동, 명상 등을 통해 앞으로 내가 이룰 성과에 더 집착할 것이다.      


여전히 나쁜 집착을 넘어 중독 수준까지 가지고 있는 대상이 있다면, 오늘부터 버리고 자신의 인생에 도움이 되는 대상을 찾아 집착하자. 계속 매달리다 보면 반드시 근사한 인생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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