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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Jul 21. 2024

[단상] 누구도 삶의 우열을 판단할 수 없다

자신이 잘하는 한 가지만 있어도 돈을 벌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대로 좋은 대학을 나와 좋은 직장을 가야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시대는 지나고 있다. 물론 사업가나 투자가가 더 많이 버는 것은 변함이 없다. 서두부터 돈 이야기부터 꺼내서 읽는 사람 중에 불편한 감이 있을지 모르겠다. 요새 인생에 대한 성공 가치가 돈이 최우선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아지다 보니 죄다 부자를 목표로 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물론 돈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행복하고 근사한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돈은 필수적이다. 돈이 없는 가난의 고통은 나조차도 다시 상상하기 싫다. 마흔 초반까지 오로지 직장생활만 하면서 월급으로 생활했던 나다. 친구나 지인이 부동산이나 주식에 투자해서 얼마 벌었다고 해도 크게 관심이 없었다. 결혼하고 다니던 회사에서 월급이 밀리고 나서야 돈에 대해 참 무지했다고 느꼈다.      


30대 중반 다니던 회사에서 해고당하고 나서 어떤 수입도 없었다. 돈이 들어오는 통로가 하나였다. 월급 외에 다른 파이프라인이 없었다. 돈이 나오는 다른 통로가 필요하다고 결심했다. 여러 책과 자료, 강의를 통해 돈 공부를 조금씩 시작했다.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은 소액으로도 투자할 돈이 없다 보니 주식이나 부동산은 언감생심이었다. 글을 조금씩 쓰기 시작했던 터라 작가로 책을 출간하면 인세를 받는 길이 빠르다고 여겼다. 책 출간을 통해 인세라는 자산이 생기면 좀 더 윤택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믿었다.    

  

나같이 힘든 인생을 살지 말라고 후배들에게 말하고 싶은 생각과 인세를 통한 자산 증대 두 가지 목적으로 책을 쓰기 시작했다. 생애 처음으로 간절했다. 일하고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모든 시간을 원고를 쓰는 데 몰두했다. 그렇게 2015년 여름은 첫 책 <모멘텀> 초고를 완성했다. 출판사를 만나는 것이 오래 걸리다 보니 우여곡절 끝에 해를 넘겨 2016년 4월 내 생애 첫 책을 출간할 수 있었다.      


책이 나오면 인세를 월급만큼 펑펑 받을 줄 알았다. 그것이 아니었다. 계약금 받은 것이 전부였다. 알고 보니 계약금도 1쇄가 팔린 선인세다. 시간이 지나자 책이 팔리지 않았다. 인세는 들어오는 게 없었다. 한 달에 2~3권 팔리면 몇만 원 들어오는 것이 전부였다. 전업 작가로 살고 싶었지만, 내 착각이었다.      

그래도 작가가 되니 여러 기회를 만날 수 있었다. 도서관, 문화센터에서 강의나 강연 섭외가 들어와 진행했다. 내 콘텐츠로 스스로 사람을 모아 강의하기도 했다. 글을 쓰고 책을 출간하지 않았더라면 못해 볼 일이다. 같은 꿈을 만나는 작가도 많이 만났다. 전혀 다른 새로운 분야의 사람과 교류도 나에게는 도움이 많이 되었다.      

글을 쓴 지도 10년이 지나고 있다. 여전히 직장을 다니면서 여러 일을 도모하고 있다. 그 사이에 주변 지인은 돈을 많이 벌거나 이름을 날리는 작가나 강사가 된 사람도 있다. 그들의 삶은 전과 후가 분명하다. 그들의 성공을 보면서 부럽기도 했지만, 얼마나 노력했는지 그 과정을 알기에 진심으로 축하해 주고 싶다.    

  

<세이노의 가르침>에도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사람이 살아가는 형태는 여러 가지가 있다. 부자로 사는 삶만이 유일한 삶의 형태로 숭배되어서는 안 된다. 나처럼 부자로 살겠다고 작정하고 덤빈 삶도 인간의 삶이며, 반대로 가난하지만 자연 속에서 절약하며 삶을 관조하는 사는 삶도 인간의 삶이고, 평생을 남을 위해 봉사는 봉사자들의 삶도 인간의 삶이다.”     


이 구절을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인생의 성공 기준은 하나가 아니다. 서두에서 밝혔지만, 누구나 부자를 꿈꾸는 세상이지만, 그렇지 않는 사람도 있다. 경제적 자유를 누리고 싶다는 사람이 많지만, 각자가 생각하는 정의가 다를 수 있다. 정말 돈만 많이 버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적당히 자신이 살 수 있는 만큼의 돈만 있어도 경제적 자유라고 할 수 있다.      


인생을 살아가는 모양은 다 다르다. 나만 해도 일하면서 책 읽고 글을 쓰는 지금의 인생이 즐겁다. 그 두 개의 도구를 통해 인생을 배우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도 삶의 우열을 판단할 수 없다. 돈이 많다고 다 부러운 게 아니고, 돈이 없다고 주눅들지도 말자. 각자 인생을 잘 사는 방법은 다 다르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근사한 인생을 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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