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마차

by 황상열

출퇴근시 지나가는 길에 포장마차가 한 곳이 있다. 집으로 오는 지하차도 입구 옆에 위치해 있다. 예전에는 거리에만 나가도 포장마차가 한 가득인데, 요새는 잘 보이지 않는다. 집 근처 포장마차는 예전에 가끔 힘들거나 울적할 때 혼자 또는 근처 사는 후배를 불러 술 한잔 하곤 했다.


얼마 전 회식하고 늦게 귀가하다 지나가는데 영업중인 포장마차에서 울고 있는 한 아저씨를 보았다. 그는 울면서 크게 소리를 질렀다. 배고픈 참에 나도 우동 한 그릇을 준비하고 앉았다. 기다리는 차에 계속 자기 가슴을 치며 울고 있는 아저씨가 측은해 보였는지 빈 잔에 소주를 따라드렸다. 그가 나를 보며 처음에는 이상하게 쳐다보다가 한마디 했다.


“한 잔 할거면 앉아요.”

“네.”


무슨 일인지 물어보았다. 지금 50대 초반인데 40대 중반시절까지 작은 사업을 하다 접고, 마트와 경비등으로 근근이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작년 최저임금이 오르고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일을 더 이상 하지 못하게 되어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다는 심정에 한잔 하는 중이었다는 그의 말씀을 듣고 나니 남일 같지가 않았다. 나는 그 말을 듣고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힘내라는 위로도 안 먹힐 것을 뻔히 알기에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고맙소. 넋두리를 들어줘서.”


한 잔 더 따라드리고 시킨 우동도 남긴 채 아저씨에게 인사를 드리고 얼른 나왔다.

포장마차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걸어서 10분도 되지 않는다. 그날따라 발걸음이 무거웠다. 나도 나이가 들면서 가장의 무게라는 것이 가끔은 버겁고 힘들때도 있다. 아버지도 나를 키우면서 그 세월을 견뎠을 것이라는 생각에 존경심이 든다.


아저씨도 어떤분의 남편이고 아버지일 것이다. 그 처자식의 생계를 위해 열심히 사셨을텐데 불안한 미래에 눈물을 흘리시는 모습에 나도 같이 어깨가 들썩였다. 어수선한 나라 분위기와 어려운 경제 상황에 많은 가장들이 먹고 사는 문제로 힘들어한다. 집으로 돌아와 자는 아내와 아이들을 보면서 그래도 다시 한번 힘을 내본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해본다. 오늘 밤은 어떤 분이 그 포장마차에세 삶의 애환을 소주 한잔으로 달래고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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