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길 전철에서 가끔씩 유튜브 영상을 보곤 한다. 긴 이동 시간 동안 지루하지 않게 해주기 때문이다. 주로 강의나 강연을 보지만, 예능 프로그램도 자주 본다. 가끔 멍하니 웃으며 스트레스를 푸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이번에 본 프로그램은 예능은 아니었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영상이었다.
<이혼숙려캠프>라는 프로그램이다. 이혼을 고민 중인 부부들이 당장 결정하지 않고 함께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는 취지로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그중 30대 부부의 이야기가 내 자신을 돌아보게 했다. 이 부부의 문제는 '말'에 있었다.
부부는 만 4살 된 쌍둥이 딸을 키우고 있었고, 남편이 대부분의 집안일과 육아를 맡고 있었다. 반면 아내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핸드폰을 열고 SNS에 빠져, 아이가 일어나도 어린이집에 제때 데려다주지 못할 정도로 무관심했다.
더 큰 문제는 그녀의 말이었다. 감정 조절이 되지 않으면 곧바로 욕설이 튀어나왔다. 부모님이 계시든, 어디서든 개의치 않고 감정을 쏟아내며 아이들 앞에서도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 심지어 그 모습을 본 아이들이 욕을 따라하는 장면은 충격적이었다.
영상을 보던 다른 부부들과 패널들 역시 경악했다. 남편 측 중재자로 나온 배우 진태현은 눈물까지 흘렸다. 이유는 자신의 아이가 태어나지 못하고 죽은 지 2주년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아이를 낳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부부가 많다며, 자신은 아이에게 카시트를 선물하는 것이 소원인데 그것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눈물 속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토록 소중하게 태어난 아이들에게 좋은 말을 해주기도 부족한데, 왜 욕을 하나요?" 그 말을 들은 아내도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문제를 조금은 자각한 듯 보였다. 앞으로 그녀가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지만, 그 심각성을 깨달았기를 바랐다.
영상을 끝내고 스마트폰을 잠시 껐다. 눈을 감고 스스로를 돌아봤다. 나 역시 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집에서 아이들에게 화를 내며 소리 지를 때가 많았다. 감정이 좋지 않으면 자연히 나오는 말도 거칠어졌다. 내 말이 우리 아이들의 정서에 나쁜 영향을 주었음을 깨달았다. 좋은 말을 하기보다는 내 감정을 우선으로 담은 언어를 내뱉고 있었다.
좋지 않은 말은 관계를 멀어지게 한다. 배려와 애정이 담긴 말을 할 때 비로소 듣는 사람도 기분이 좋아진다. 말은 곧 에너지다. 좋은 에너지를 전달해야 그 에너지가 상대에게도 긍정적으로 전달된다. 그 아내 역시 자신의 스트레스를 풀지 못해 결국 감정이 말로 터져 나왔던 것이다.
최근 일련의 사건들을 겪으며 내 삶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나는 가족에게, 특히 아내와 아이들에게 서투른 감정 조절로 상처를 주었다. 미안한 마음이 크다. 미안할 일을 하지 말아야 하지만, 자꾸 좋지 않은 언어가 입에서 나오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나는 말의 힘을 너무 간과했던 것 같다. 부정적인 말은 상대에게 전해지기도 전에 나 자신에게도 악영향을 끼친다.
내가 쓰는 언어는 내 현실을 반영한다. 부정적인 단어와 비속어를 자주 사용했으니, 당연히 인생이 순탄할 리 없다. 나쁜 에너지를 쏟아내는데, 그 에너지를 우주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요즘은 필요한 말이 아니면 침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좋은 말을 하려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특히 아이들에게 화내거나 나쁜 말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이를 실천 중이다. 나도 모르게 가끔 아이들에게 나쁜 말이 튀어나올 수 있지만, 최대한 조심하며 자제하려고 한다.
말투와 언어가 바뀌면 일상의 에너지도 달라진다. 좋은 말을 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앞으로 내가 쓰는 말과 글이 독자와 청중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 오늘부터라도 가족에게 칭찬, 위로, 배려가 담긴 좋은 언어를 사용하겠다. 지금 사용하는 언어가 내 미래까지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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