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여...

by 황상열

20대 초반 아이러브스쿨을 통해 친해진 동창들이 있었다. 초등학교 전학간 이후로 10여년간 못보다가 성인이 되어 다시 만나니 무척 반가웠다. 물론 잘 모르는 동창들도 있었지만, 모두 술 한잔 따라주며 같은 공간과 시간에 있었던 추억을 공유하다 보니 어느새 허물없이 친해지게 된다.


그 시절 누가 누구를 좋아했고, 어떤 선생님한테 많이 혼났는지 등에 대해 웃음꽃을 피우며 이야기한다. 또 예전에는 별볼일 없다가 크면서 잘생겨지고 예뻐졌다며 서로에게 호감을 가지는 경우도 있다. 대학 졸업반 시절부터 사회 초년생 시절까지 일주일에 2~3회 정도 그 친구들과 만나 회포를 풀었다. 회사에서 힘들거나 세상에 불만이 있을 때 술잔을 부딪히며 젊음을 불태웠다.


30대 초반 결혼을 하고 내가 살던 동네을 떠났다. 아이도 생기면서 예전처럼 자주 보지 못하고 연락도 뜸해졌다. 내 마음은 그런게 아닌데, 상대방은 오해한다. 꽤 오랜만에 안부차 연락했는데, 먼저 연락 끊어놓고 갑자기 왜 보자고 하냐는 대답에 머리가 멍해진다. 결혼의 유무, 환경이 바뀌면서 서로의 생각이 달라진다. 그러다 보니 예전처럼 만나는 게 힘들어진다. 그런 것을 신경쓰지 않는 정말 편한 친구를 빼곤 다 멀어졌다.

오늘 오랜만에 한 친구와 통화했다. 그 친구는 아직 그 시절 친구들과 잘 만나고 지내는 것 같다. 다시 나도 그 자리에 가면 안될까라는 질문에 아마 친구들이 오지 말라고 할 거야 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몇 년간 연락을 못했던 나의 불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은 울적해진다. 과연 내가 생각했던 친구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억지로 그 우정에 껴맞추고 싶진 않지만, 그래도 이 쓸쓸한 가을날에 그 친구들마저 그립다.


#친구여 #친구 #에세이 #나를채워가는시간들 #황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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