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 30분 알람이 울린다. 눈은 떴는데,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어제도 자정 가까이 늦게 잠자리에 들었다. 그게 원인이다. 일찍 일어나려면 일찍 자야 하는데, 원고 하나 작성하다 보니 시간이 벌써 11시가 넘었다. 그래도 올 8월부터 무조건 일주일 2회 이상 아침 일찍 30분 이상 운동을 꼭 하기로 마음먹었다. 10분 정도 더 누워있다가 일어났다.
화장실에 가서 샤워기를 틀었다. 찬물로 머리 감고, 세수했다. 정신이 번쩍 든다. 바로 운동복으로 갈아입는다.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헬스장에 뛰어간다. 30분 정도 근력 운동 후 샤워하고 집에 온다. 정장으로 갈아입고, 회사로 출근한다. 오늘 아침에도 이런 루트로 운동을 다녀왔다.
아침에 너무 몸이 무거워서 쉴까 했지만, 나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녀왔다. 운동하고 난 후 느낌은 요새 상쾌하다. 퇴근 후 별일 없으면 헬스장에 가거나 공원 한 바퀴를 산책한다. 주말에도 하루는 꼭 1시간 정도 헬스장에 가서 근력 운동을 하고 있다. 불과 작년 여름까지만 해도 가끔 하는 등산을 제외하고 운동은 전혀 하지 않았다. 나이가 들면서 체력이 예전같지 않았다. 금방 지치다 보니 예민하고 짜증도 많이 냈다.
아무래도 체력이 있어야 좀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고민하지 않고, 작년 7월 헬스장에 등록했다. 벌써 1년 4개월 정도가 지났다. 글쓰기 덕분에 운동도 다시 빠지지 않고, 꾸준하게 하고 있다. 헬스장이란 공간에만 갔는데, 내 몸은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다.
2012년 그 당시 다닌 회사에서 임금 체불과 업무 실수 등이 겹쳐 비자발적으로 그만두게 되었다. 처음 경험하는 일이고, 일자리를 잃고 나니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했다. 집안에만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서 지냈다. 며칠 그렇게 지내다 보니 눈이 퀭해졌다. 아무래도 우울증 초기 증상이다. 이렇게 있다간 죽고 싶은 생각만 들다 보니 무작정 밖으로 나갔다.
인생의 변화를 위해서 뭐라도 해야 했다. 바로 서점으로 달려갔다. 독서를 통해 어려운 문제를 해결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책을 집어 들고 미친 듯이 읽었다. 이후로 서점과 동네 도서관에 시간만 되면 갔다. 모든 책을 다 읽을 수 없었다. 자기계발서 위주로 닥치는 대로 읽었다. 도서관과 서점은 그 시절 나에게 인생을 다시 살게 해준 고마운 공간이다.
인생을 바꾸고 싶은가? 괴테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당신이 자주 가는 공간, 만나는 사람, 읽고 있는 책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준다.’ 즉, 아무리 노력해도 인생이 그대로라면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과 가는 장소를 바꾸어야 한다. 독서를 시작해야 한다.
생각하지 않고, 익숙한 사람을 만나고, 똑같은 장소만 가다 보니 변화가 없는 것이다. 스포츠나 연예 이야기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책을 읽지 않고 그런 가십거리에만 빠지게 되면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된다. 이 중에서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내 의견으로 장소를 바꾸는 방법이다.
술자리를 좋아했던 나도 예전처럼 잘 만들지 않는다. 많아야 1~2주일 내 1~2회 정도로 줄였다. 사람을 아예 안 만날 수 없다 보니 만든 결과다. 그 외 시간은 퇴근 후 집에 와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책을 읽거나 글을 쓴다. 예전처럼 많은 활동을 하지 못하지만, 독서와 글쓰기는 매일 하고 있다.
글을 쓸 때는 카페나 내 방을 이용한다. 비슷한 공간이지만, 내 방은 매일 내가 청소하고 정리하면서 다른 공간처럼 꾸민다. 전에 갔던 곳이 아닌 새로운 카페도 자주 방문한다. 현재 자신이 자주 가는 공간을 펼쳐 놓은 종이에 한 번 쓰자. 많이 나오는 공간이 현재 자신이 자주 머무르는 곳이다. 거기 말고, 다른 장소로 이동하자. 환경만 바꾸어도 인생이 달라짐을 느낀다.
자신이 머물렀던 공간은 이제 서서히 작별 인사를 시작하자. 집에서만 글을 썼던 사람이라면 카페에 가보자. 체력이 떨어졌다면 지금 당장 헬스장에 등록하자. 자신이 머문 공간을 바꾸면 좀 더 근사한 인생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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