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천절 밤에 일어났던 일이다. 둘째 아이가 동영상이 보고 싶다고 노트북으로 틀어주려고 검색하던 중이었다. 첫째 아이가 모니터 앞에서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고 있었다. 동영상을 틀어주고 둘째 아이가 보려고 하는데, 첫째 아이 때문에 시야가 가려 안 보이는 상황이다. 계속 춤을 추고 노래하는 첫째에게 나도 모르게 소리쳤다.
“동생 안 보이니까 니 방가서 좀 해라!!!”
그 말을 들은 딸은 갑자기 표정이 바뀌며 자기 방으로 쏜살같이 달려갔고 방문을 닫았다. 그리고 문 뒤로 들리는 대성통곡하는 소리가 들린다. 아차 싶었다. 첫째에게 달려갔더니
“아빠! 저리가! 오지 말라고!!!”
나의 말 한마디 때문에 큰 상처를 입은 듯 했다. 그냥 순간 내뱉은 말이 다른 사람에게는 상처가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얼마전 <말의 서랍>이나 <말 한마디 때문에> 등의 말과 관련된 책을 읽어놓고도 또 실천하지 못했다. 다음날 아침까지 첫째 아이는 나와 말을 한마디도 섞지 않았다. 나는 딸의 눈치를 보고 정말 내가 말을 잘못했구나 라고 다시 한번 후회했다.
#2
회사에서 회의 시간에 맡고 있는 프로젝트 추진과 관련하여 상사에게 보고를 드렸다. 간결하고 결론과 사실만을 추려서 누가 들어도 쉽게 보고를 해야 하는 게 맞는데, 다시 한번 말이 많아지고 길어지면서 지적을 받았다. 내가 알고 있는 사실과 의견을 종합하여 명확하게 보고하고 끝냈으면 될 일인데.
#3
퇴근하면서 돌아오는 길에 많은 생각이 들었다. 말에 대한 중요성을 알고, 적재적소에 필요한 말을 가려서 쓰는 것이 맞다. 이미 알고 있는데 또 지키지 못한 내가 부끄러웠다. 또 보고시 장황하게 말이 길어지다 보니 정확한 포인트가 흐려진다.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쓸데없는 말은 줄이고, 필요할 때 잘 골라서 쓰는 연습을 해봐야겠다.
말한마디 때문에 인간관계가 틀어지기도 하고, 회의시간 분위기가 썰렁해질 수 있다. 말은 한번 내뱉으면 다시는 주워 담을 수 없으므로 하기 전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앞으로 누구와 대화를 하거나 상사에게 보고할때도 미리 내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적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것이 상대방에게 쉽고 진정성 있게 잘 전달되어 공감할 수 있으면 대만족이다.
말은 또 감정, 몸상태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몸이 아프거나 마음이 예민해지면 같은 말이라도 받아들이는 게 다르다. 나는 아직도 가끔 감정조절을 잘 하지 못하여 업무때 가끔 부딪히기도 한다. 앞으로 더 말은 조심해야 하는 필요성을 느낀다. 오늘부터라도 좋은말, 고운말을 쓰는 시도가 중요하다. 적재적소에 말을 잘 가려서 하고, 평상시엔 침묵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말은 그 사람의 인격이다. 그 인격에 먹칠하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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