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잊을 수 없어 (with 탄산음료)

by 황상열

아마도 너 때문에 키가 안 컸을 수도 있어!

여름만 되면 농구나 축구를 하고 나서 목마를 때 너의 짜릿한 맛을 느꼈어!

처음 캔이나 병을 딸 때의 그 쾌감도 잊을 수 없어!

그리고 목으로 넘길 때 그 싸한 느낌도 최고지!


너의 이름은 바로 탄산음료! 그 중에 가장 좋아했던 콜라지만,

지금은 스프라이트가 최고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탄산음료를 엄청 마셨다. 특히 여름에는 냉장고에 1.5L 병 2개를 하루에 먹어치운 적도 있다. 탄산음료를 많이 마시면 뼈가 삭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30년이 지난 지금도 종종 마신다.

치킨과 환상의 궁합이다. 오늘 퇴근길에 오랜만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치킨을 샀다. 계산을 끝내고 나오는 길에 뭔가 허전하다. 아차! 콜라가 빠졌구나! 냉큼 가게에 들어가 콜라 한병을 꺼낸다. 맥주를 마시고 싶지만 오늘은 콜라로 참아보기 위함도 있다. 역시 치킨에 맥주가 최고의 조합이지만, 콜라도 그에 못지 않다.


나는 치킨보다 닭강정을 좋아해서 콜라 한잔에 강정 하나를 먹어본다. 캬~~ 살살 녹는 강정에 싸한 콜라맛까지 이 또한 행복하지 아니한가? 죽을때까지 아마 너는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콜라를 마시는데 싸한 눈빛이 느껴진다. 첫째 딸은 태어나서 곧 10살이 되는 지금까지 콜라 한잔을 마셔본 적이 없다. 탄산음료가 몸에 좋지 않다는 소리를 아내에게 듣고 그 말을 철칙으로 지키며 산다. 나는 그런 딸에게 한 모금만 마셔보면 천국의 맛을 느껴볼거야 하며 한잔 권해본다. 거꾸로 나에게 잔소리다.


“아빠! 그거 계속 마시면 건강 나빠져......”


딸아! 어떡하냐.. 니 애비는 이 좋은 것을 끊을 수가 없겠구나....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내 옆자리를 지키고 있는 콜라 한잔.. 오늘은 이 한잔을 끝으로 그만!


#너를잊을수없어 #탄산음료 #콜라 #에세이 #나를채워가는시간들 #황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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