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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다닐 때부터 자신의 업을 준비해야 한다

by 황상열

얼마 전 <추적 60분>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이번에 방영된 에피소드는 구조조정을 당하고 다시 일자리를 알아보는 50대들의 이야기다. 곧 50대를 바라보는 나이다 보니 남의 일 같지 않아 보게 되었다. 올해를 기준으로 현재 50대는 1965년~1974년에 태어난 세대라고 보면 된다. 바로 나의 윗세대이다.


지금 다니는 회사 말고 전 직장에서 이 세대가 가장 많았다. 정년까지 일할 수 있다고 기대했지만,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자 많은 사람을 잘랐다. 작년에는 대기업까지 희망퇴직과 구조조정의 명목으로 사람을 많이 내보냈다는 소식이 종종 들렸다.

내가 아는 선배도 잘 다니던 은행에서 희망퇴직 당했다고 재작년에 연락이 왔다. 그래도 은행인지라 몇억 정도 위로금과 퇴직금을 받고 나왔다고 웃으면서 말했던 기억이 난다. 그랬던 그가 얼마 전 풀이 죽은 목소리로 다시 연락이 와서 하는 말이 다음과 같았다.


“상열아. 나 이제 어떡하냐? 받았던 돈 다 날리고 망했다. 주식과 코인으로 처음에 투자해서 재미 좀 봤는데, 이제 하나도 없어.”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다. 나도 작년 실직과 사기 등으로 힘든 시기라 어쭙잖은 위로는 해주고 싶지 않았다. 솔직히 물었다. 앞으로 어떻게 하고 싶냐고.

“나도 일해야지. 그런데 이력서를 여러 통 넣어도 연락이 없어. 나와 맞는 일자리가 이렇게 없었나?”

“형님, 은행에서 받던 연봉은 이제 잊으세요. 그 정도 돈은 이제 주는 데가 없어요.”

“야. 그래도 애들 학비는 벌어야지?”

“그럼, 눈을 낮추어서 일자리를 얻는 게 제일 빠르시지 않을까요? 저도 지금 직업 말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매일 고민하고 있거든요.”

“야, 됐다. 그런 소리 할 거면 끊자.”


자기 할 말만 하고 끊었다. 답답했다. 현실을 모르고, 아직도 자신이 사회에서 잘 팔린다고 생각하고 있다니. 알게 모르게 요새 힘든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여전히 억대 연봉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그 선배에게 현실을 알려주고 싶었다.


이제 정년퇴직을 보장하는 직업은 공무원, 공공기업, 일부 대기업 등을 빼면 거의 없다. 나도 사기업에 다니고 있지만, 그래도 기술직이다 보니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다닐 수 있을지 늘 고민이다. 더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현재 사기업에서 버틸 수 있는 마지막 나이는 딱 40살 초반까지다. 아니 30대 후반에 회사를 계속 다닐 수 있을지 내 업을 준비해야 할지 결정해야 한다.

나도 30대 후반에 작가와 강연가, 강사의 길을 가려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제2의 직업으로 생각하면서 열심히 준비했다. 하지만 10년 넘게 본업과 병행하고 있다. 그만큼 아직 나도 준비가 부족했고, 불러 주는 곳이 많이 없다 보니 전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물며 이런 상황인데 회사에서 월급 따박 따박 잘 나온다고 안주하다가 나중에는 정말 큰일이 생길 수 있다.


이제 회사는 당신을 끝까지 책임져 주지 않는다. 회사에 다닐 때부터 자신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업을 찾아야 한다. 그 업으로 단돈 만 원이라도 버는 연습부터 하자. 직장 다니며 투자하고, 부업 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이유가 바로 불안정한 자신의 미래를 챙기기 위해서다. 나도 올해는 뭔가 다른 아이템이나 콘텐츠를 찾아서 새로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세상살이가 쉽지 않다. 특히 직장만 오래 다닌 사람은 반드시 올해는 자신이 오래 할 수 있는 업을 찾는 데 주력하자. 회사에 있을 때 준비하는 것이 안전하다. 어느 순간 갑자기 희망퇴직이나 구조조정을 당할 수 있다.

자신의 업을 찾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가 무엇인지 알아보자. 둘째, 오래 했던 일로 밖에서 내가 팔 수 있는지 점검하자. 셋째, 오래 전부터 하고 싶은 업이 있다면 미리 그 업에 들어가서 공부하고, 직접 경험하자. 이 외에도 여러 방법이 있지만, 위 세 가지로 한번 알아보면 좋다. 회사에 있을 때는 내 일도 열심히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회사를 나오게 되었을 때 비참하지 않으려면 미리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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