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잘 쓸 수 있는 특별한 비법

Feb 17. 2025

오랜만에 새로 하는 <냉장고를 부탁해> 시즌2를 보게 되었다. 유명 요리사 2명이 게스트의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골라 15분 내 요리 대결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아무리 요리를 잘하는 사람도 15분 내 요리를 한다는 게 쉽지 않다.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게스트가 맛을 보고 승자를 결정한다. 승자가 된 요리사에게 어떻게 그런 요리를 생각했는지, 이 요리를 만들기 위해 특별한 비법이 있는지 진행자가 물어봤다.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노코멘트로 일관하자 다른 요리사와 게스트, 진행자가 모두 웃는다. 아마도 그 숨은 뜻을 알고 있는 사람도 있다. 아니면 다른 특별한 비법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속으로 생각하는 다른 사람도 있다. 모두의 생각이 같지 않다. 나는 노코멘트에 대해 이렇게 생각했다. “그냥 매일 요리하다 보니 이렇게 만들지 않았을까요?”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가끔 많은 사람이 나에게 물어본다. 어떻게 책을 그리 많이 출간했냐고. 만나는 사람마다 신기하게 생각한다. 전업 작가도 아니면서 계속 1년에 1권 이상 출간할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인지 특별한 비법이라도 있는 것이 아닌지 질문한다. 나만의 특별한 비법을 나도 만들고 싶다. 하지만 머리가 그리 좋지 않아서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방법이 생각나지 않는다.

나는 그들에게 그저 매일 조금씩 쓰다보니 이렇게까지 오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그 자체가 팩트이기 때문이다. 매일 쓰면서 글쓰기 책이나 강의에서 배운 내용을 적용했다. 그렇게 쓰면서 나만의 글을 쓰는 스타일도 만들 수 있었다. 이것이 특별한 비법이 아닐까? 좀 더 자세하게 그 비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매일 조금씩 쓴다. 글쓰기 실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매일 조금씩이라도 쓰는 연습을 하자. 일기를 써도 좋다. 좋아하는 책을 읽고 리뷰를 적어도 괜찮다. 책에서 찾은 한 문장을 필사하고 내 생각을 적어도 좋다. 처음에는 길게 쓰지 말고, 3~4줄 정도로 힘들다면 한 문장이라도 꾸준히 써보는 습관을 만들자.

둘째, 많이 읽고 관찰하자. 글을 잘 쓰는 특별한 비법은 책을 읽고 어떤 대상을 잘 관찰하는 것이다. 책과 신문, 잡지 등을 읽고 어떻게 글이 구성하여 썼는지, 그 글을 쓴 작가는 어떤 단어와 문장을 사용했는지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자. 일상에서 일어난 재미있는 사건이나 만난 사람들의 대화, 먹은 음식 등을 글로 표현하자.

셋째. 자신만의 목소리를 찾자. 나만이 쓸 수 있는 독특한 글쓰기 스타일을 만드는 것이다. 처음에는 자신이 좋아하고 존경하는 작가의 책을 읽고 그 저자의 글쓰기 스타일을 따라한다. 계속 쓰면서 자신만의 단어와 문장을 만든다. 또 나만이 쓸 수 있는 주제를 찾아 독특한 시각으로 글을 담을 수 있다면 더 좋다.

넷째, 글쓰기 구조를 명확하게 찾아서 쓰자. 독자가 글을 읽을 때 흐름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각 구조에서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명확하게 결정한다. 글쓰기 구조는 그 글을 더 돋보이게 하는 장치다.

다섯째, 수정을 두려워하지 말자. 처음 쓴 초고는 완벽할 수 없다. 다 쓰고 나면 반드시 읽어보고 어색한 문장이나 오탈자 등을 수정하자. 퇴고는 글을 더 완벽하게 만들어주는 최종병기다.

늘 강조하는 5가지 방법이 특별한 비법이라고 한다면 그렇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사실 글쓰기에 특별한 비법은 없다. 쓰고, 또 쓰고, 계속 쓰는 것뿐이다. 매일 조금씩 쓰는 게 좋지만, 그것마저 부담스럽다면 대신 ‘오늘 무엇을 했고, 거기에서 어떤 점을 느꼈는지’ 잠깐이라도 2~3줄 적어보자. 단어 하나, 문장 하나라도 적어두면 그게 추후 당신이 쓸 글의 씨앗이 된다.

좋은 글은 멋지고 화려한 표현이 아니라, 그 글을 쓰는 작가의 진심에서 나온다. 당신의 절절한 진심을 꺼내는 순간, 그 글은 이미 충분히 특별하다. 이 글을 잘 음미하면서 자신만의 특별한 비법을 찾아보자. 글쓰기는 결국 글쓰기를 통해 성장할 수 밖에 없다. 나탈리 골드버그가 쓴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가 생각나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