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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삶, 단순한 게 좋다.

by 황상열

2주에 한 번씩 일요일 새벽 “방구석 책 읽기” 독서 모임을 2년 6개월째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 독서 모임으로 카카오톡 단톡방과 줌 화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같이 참여하는 한 회원은 요새 단순한 삶을 살고 있다고 밝혔다. 책을 읽고 싶을 때 읽고, 먹고 싶을 때 먹는다고 웃는다. 불필요한 인간관계는 정리하고 있다는 말씀에 나도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그는 나와 같은 중년이다. 이제 지천명 나이를 앞둔 마흔 후반의 나이다. 나도 불과 재작년 초까지만 해도 매주 사람들과 1~2회 정도 만나 저녁 시간을 보냈다. 서서히 사람과의 관계를 줄인다 해도 만날 사람은 만나야 해서 먼저 연락하여 만난 적도 많다. 하지만 작년 초부터 개인적으로 좋지 않은 사건을 겪으면서 머리가 복잡했다. 내 삶 자체에 왜 이런 많은 문제가 많았는지 그때 알게 되었다.


실직, 사기 등을 한꺼번에 맞다 보니 머리가 너무 아팠다. 비우고 싶은데도 신경 써야 할 것이 많았다. 종이를 꺼내 놓고 하나씩 적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많았지만, 정작 신경 써야 할 가족의 일은 뒷전이었다. 아내가 불만이 가질 만한 상황이다. 내 삶이 복잡할수록 스트레스가 많아진다. 뭔가 정리가 필요했다. 더하는 게 아니라 빼야 하는 시점이 온 것이다.


내 삶을 단순하게 바꾸기로 결심했다. 버릴 것은 버리고, 내 삶에 중요한 몇 개만 남기기로. 무엇을 남겨야 할지 버려야 할지 며칠 동안 생각하고, 다이어리에 적고 지우길 반복했다. 버려야 할 것과 남겨야 할 것이 명확하게 구분되었다.


버릴 것은 나쁜 습관이다. 금주를 하기로 했다. 내가 자꾸 부정적인 사고를 하고 충동적으로 행동하게 한 원인이 바로 술이다. 술부터 당분간 먹지 않기로 다시 결심하고 안 마신 지 10일 차다. 그것을 포함하여 “절제”가 올해 내 삶의 키워드가 되었다.


남기고 계속 반복해야 할 것은 좋은 루틴이다. 운동, 독서, 글쓰기가 그것이다. 회사에 가서 본업에 집중하고, 가족과의 시간을 많이 보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포함된다. 이젠 말이 아닌 행동으로 계속 유지하기가 내 숙제다.


이렇게 정하고 하루 일상을 지내다 보니 신경 쓸 고민이 많이 없어졌다. 단순하게 살기로 한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에만 집중하는 일이다. 내가 할 수 없는 일은 하늘에 맡긴다. 아무리 걱정한다 해도 내가 할 수 없는 부분이라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설 연휴가 지나고 삶 자체를 단순화시켰더니 삶의 밀도가 많이 올라갔다. 나쁜 일이 생겨도 금방 잊으려고 노력한다. 의도적으로 웃는 연습도 하고 있다.


중년이 되면 에너지나 체력도 예전 같지 않다. 꼭 필요한 일에 써야 탈이 없다. 반대로 노련미가 생겼다. 치고 빠지는 타이밍을 알게 되었다. 삶을 단순하게 만들어야 중년의 하루가 꽉 찬다. 낭비되는 시간이 없다. 삶을 단순하게 만드는 방법을 한번 알아보자.


첫째, 하루 목표를 3가지만 정하자. 업무도 꼭 해야할 일 3가지, 개인적으로 꼭 해야할 일 3가지, 가족과 관련된 일 3가지를 적어본다. 이 중에서 ‘오늘 가장 중요한 3가지’는 하나씩 골라서 쓴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세 가지는 오늘 꼭 하고, 나머지는 신경을 끄면 된다. 3가지를 쓰는 시간은 아침이 좋다.


둘째, 스마트폰, 뉴스, SNS 사용 빈도를 줄인다. 정보가 너무 많으면 머리가 복잡하다. 불필요한 정보는 불필요한 걱정으로 이어진다. 스마트폰도 하루에 꼭 필요한 정보와 메시지만 확인한다. 뉴스나 톡방도 아침과 점심, 저녁에 잠깐 3분 정도 확인하면 된다. SNS 사용은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사용하자. 남의 사진이나 글 보고 비교하지 말자.


셋째, 인간관계를 줄인다. 불필요한 관계는 에너지 낭비다. 진짜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집중하는 것이 좋다. 억지로 먼저 연락하는 관계는 바로 정리하자. 회사에서도 필요한 관계만 유지한다. 가족과 소중한 지인, 친구 몇 명과 더 시간을 보내도록 하자.


위 세 가지만 사용해도 삶은 단순해진다.

중년의 삶은 채우는 게 아니라 하나씩 비워야 근사해진다.


매일 쓰는 사람이 진짜 작가입니다. 지금 이 순간을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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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매일 쓰면 작가가 됩니다. 작가가 될 수 있게 도와드립니다. <황무지 라이팅 스쿨 3월 회원 모집> 모집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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