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작가라면 반드시 지켜야 할 철학 3가지

by 황상열

개그맨 이경규를 나이가 들면서 좋아지기 시작했다. 어린 시절에 봤던 그의 모습을 보고 싫어했다. 다른 사람에게 화를 내고 몰래카메라로 골탕 먹이는 등 전형적인 소인배로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이 그의 일이란 것을 알고서는 대단한 책임감을 가진 사람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특히 더 대단한 점은 1980년대 초반에 데뷔하여 45년 정도 지금까지 그 날고 긴다는 예능 분야에서 뒤처지지 않고 살아남았다는 사실이다. 직장으로 따지면 45년 차다. 아무나 할 수 없다. 특히 부침이 심한 그 분야에서 1년도 버티기 힘든 마당에 45년을 한결같이 구설수나 사고 한번 없이 버텼다는 점 자체가 존경스럽다.


어떻게 그 긴 세월을 버텼는지 궁금했는데, 그가 책을 출간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삶이라는 완벽한 농담>이란 제목도 마음에 든다. 책을 읽어보기 전에 한 유튜브 채널에 나온 그의 인터뷰를 보았다. 가볍지만 전혀 틀리지 않는 인생을 통찰하는 그의 언변에 참 놀라웠고 배울 점이 많았다. 그가 코미디언으로 버틸 수 있었던 철학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첫째, 일단 기본적으로 인간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인간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사람을 웃길 수 있어요. 둘째, 내가 하는 작품으로 인해 대중들이 행복함을 느낄 수 있어야 해요. 그래야 오래 갈 수 있어요. 셋째, 대중이 나를 평가합니다. 대중이 떠나라고 하거나 필요없으면 나가야 해요. 나를 좋아하는 한 명만 남아 있으면 그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게 아마 제 철학이었던 것 같아요.”

이경규.png

개그맨 이경규 한마디 한마디가 내 귓전을 울렸다. 마냥 웃기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자신만의 철학이 확실하다. 나도 그의 말을 듣고 삶에 대한 철학을 제대로 정립했는지 의문이 들었다. 작가와 강연가로 살고 싶다는 생각만 하지 그렇게 되기 위한 나만의 확고한 철학이 있었을까?


우선 작가로서 살기 위해 내 철학을 다시 정립하기로 했다. 개그맨 이경규가 말한 철학을 조금 비틀어 보기로 했다. 그의 철학을 흉내를 내보기로 했다. 우선 “매일 쓰는 사람이 진짜 작가입니다.” 라는 문장은 내 글쓰기 캐치프레이즈 문구이다. 여기에 덧붙여 세 가지로 내 철학을 완성해 보기로 했다. 아마도 작가라면 반드시 지켜야 할 철학이 될 수 있다.


첫째, 기본적으로 사람이나 사물, 현상 등에 관심을 가지고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예능 프로그램이나 글을 쓰는 행위 모두 넓게 보면 예술가가 하는 활동이다. 예술을 하는 사람은 사람을 포함한 그 모든 것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 대상과 소통, 교감할 수 있다. 그렇게 하면서 그 대상에 대해 더 깊이 관찰할 수 있다. 사랑이 있어야 오래 보고 거기에서 나온 영감으로 글을 쓸 수 있다.


둘째, 내 글이나 책으로 인해 독자가 행복하거나 도움, 위로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나 혼자 쓰고 위로 받는 글도 충분히 필요하다. 하지만, 작가가 되기로 했다면 독자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이제부터 독자에게 도움이나 위로를 주거나 행복할 수 있는 글을 쓰자. 그들에게 좋은 도움을 줄 수 있는 글을 주면 줄수록 당신의 영향력은 더욱 커진다.


셋째, 내 글과 책은 독자가 평가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허투루 대충 쓰면 되지 않는다. 하나의 글이라도 독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독자의 외면을 받으면 작가로의 존재 가치가 희미해진다. 내가 가장 반성해야 할 점이 이 부분이다. 냉정한 독자의 평가를 외면했다. 독자가 떠나라고 하면 작가의 세계를 나가야 한다. 그래도 아직 남을 수 있는 점은 내 글을 좋아하는 한 명의 독자라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내 글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더 치열하게 써야겠다.


위 세 가지가 다시 정립한 작가로의 철학이다. 아마 작가를 꿈꾸거나 이미 활동하는 작가도 세 가지 철학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결국 작가도 독자가 외면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 좀 더 좋은 글을 많이 써서 많은 사람에 널리 읽히는 작가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작가라면 가져야 할 철학.jpg

#작가라면반드시지켜야할3가지 #책쓰기 #철학 #글쓰기 #황무지라이팅스쿨 #닥치고책쓰기 #닥치고글쓰기 #마흔이처음이라 #자기계발 #에세이 #단상 #황상열 #황상열작가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매일 쓰면 작가가 됩니다. 작가가 될 수 있게 도와드립니다. <황무지 라이팅 스쿨 3월 회원 모집> 모집중입니다. (3월 9일 개강)

https://blog.naver.com/a001aa/223761477279


keyword
작가의 이전글신간 <닥치고 책 쓰기> 출간 소식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