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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가 위로받는 글의 특징은 무엇일까?

by 황상열

성향이 그런지 몰라도 지금까지 인생의 문제가 생기면 혼자 많이 생각하고 해결책을 찾았다. 누구와 상의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서 그랬는지 모르겠다. 학창 시절부터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혼자 끙끙 앓았다. 부모님에게 말해봐야 그냥 들어주는 게 다였다. 물론 할 수 있는 선에서 지원도 해주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그렇게 지금까지 살다 보니 여전히 혼자서 내 인생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편이다. 말해봐야 크게 달라질 게 없다. 알게 모르게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았다. 누구에게 위로받고 싶은 마음도 컸다. 그래서 그 공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친구나 지인을 매일 만나거나 기대었는지 모르겠다.


결혼하고 나서도 아내와 말하지 않고 혼자 해결하다 보니 마음의 거리가 생겼다. 분명히 나도 위로하고 받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그래서 찾은 돌파구가 나에게는 글쓰기다. 나 자신을 위로하는 동시에 상처받은 독자를 위로해 주기 위해 글을 썼다. 내가 가진 감성과 지나온 경험을 바탕으로 주제를 정하고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가끔 내 글을 읽는 독자의 평은 크게 두 가지다. “솔직해서 좋다.”, “작가님의 경험과 너무 비슷해서 공감하고 위로받는다.”의 반응이 제일 많이 나온다.


나도 모르게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다 보니 다른 사람의 감정도 잘 들여다보려 한다. 그런데 왜 아내와 아이들의 마음은 잘 보지 못하는지 반성하고 있다. 가장 가까운 그들을 오히려 위로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그런 의미에서 나와 비슷한 경험을 가진 독자를 위로해 주기 위한 글을 주기적으로 쓰고 있다. 독자가 위로받는 글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


첫째, 글에 저자의 솔직한 감정이 담겨 있다. 아픈 마음이나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 고스란히 글의 내용에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담는다. 글은 저자의 감정이 그대로 담긴다. 그 글을 읽는 사람도 저자의 아픈 망므을 숨기지 않고 꺼낸 글을 보면서 그동안 숨겨 둔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게 된다.


둘째, 잔소리 보다 공감이 먼저다. 여기서 잔소리는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조언이나 충고다. 특히 어쭙잖은 충고나 조언은 독자에게 와닿지 않고, 공감하지 못한다. 결론에서 잔소리 하지 말자. “그럴 수 있어요.” 한마디가 “이렇게 해라. 마라!”보다 더 큰 힘이 될 수 있기에.


셋째. 저자가 흠 없이 완벽하지 않다. 너무 완벽해도 좋지 않다. 저자의 2% 부족한 모습, 흔들리는 마음이 오히려 사람을 끌어당긴다. 인간적이어야 독자도 나와 비슷한 사람이라는 동질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비슷한 사람에게 위로받으면 그게 제일 좋다.


넷째. 글의 어투가 부드럽고 따뜻하다. 글은 저자의 인성이나 말투도 그대로 담긴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에서 마음의 온도가 따뜻하게 느껴진다. 감성적인 작가가 독자를 잘 위로할 수 있다.


다섯째, 작지만 깊은 여운이 남는다. 다 읽고 나면 조용히 마음에 맴돌거나 생각나는 문장이나 구절이 떠오른다. 그 자체가 위로된다. 독자 입장에서 같이 호흡하고 잘 어울려 만지는 글을 쓴다면 100% 위로를 줄 수 있다.


위 5가지가 독자가 위로받는 글의 특징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꼭 독자에게 위로받는 글을 쓴다고 생각하지 말고, 그런 글을 쓸 때 자신도 위로받는다고 여기자. 세상 어딘가, 당신의 글을 기다리는 마음이 있다. 오늘도 누군가의 밤을 밝히는 글을 써보자.


위로는 거창한 말에서 오지 않는다. 그저 내 마음을 알아주는 한 줄이, 누군가의 하루를 살릴 수 있다. 나도 오늘은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위로의 글을 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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