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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디고 버티다 보면 결국 이루게 된다

by 황상열

“오늘 저를 토트넘의 레전드라고 부르고 싶네요. 이 순간을 즐겨야죠!”


프로 데뷔 15년만에 첫 우승을 차지한 영국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핫스퍼 주장 손흥민 선수의 인터뷰 중 나온 말이다. 득점왕, 푸스카스 상 등 개인적인 상은 모조리 휩쓸었지만, 팀으로 우승했던 적이 없어서 무관의 제왕이라고 불렸던 그다. 그와 같이 뛰었던 해리 케인은 우승하고 싶어 팀을 떠나 바이에르 뮌헨 팀에서 올해 리그 우승으로 첫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누구보다도 팀 우승이 간절했던 손흥민 선수. 이제 그의 나이도 한국 나이로 34살이다. 축구선수로 따지면 이제 베테랑이다. 19살 나이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 팀에서 프로축구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데뷔골을 넣었을 때 이제 한국의 새로운 슈퍼스타가 나왔다고 매스컴에서 크게 떠들었던 기억이 난다.


함부르크, 레버쿠젠을 거쳐 2015년 지금의 소속팀 토트넘 핫스퍼로 이적했다. 올해가 2025년이니 손흥민도 24살부터 지금까지 10년 넘게 한 팀에서 뛰고 있다. 그냥 뛰고 있는 정도가 아니라 팀을 위해 헌신했다. 좋을 때나 올해처럼 리그 17위를 달리면서 강등권에 머물고 있는 암흑기에도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했다. 토트넘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매번 말했던 그는 번번이 우승의 문턱에서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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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유럽 대항전 최고 대회 챔피언스 리그 결승까지 갔지만, 라이벌 리버풀에게 지는 바람에 첫 우승 기회를 날렸다. 그 후 영국 리그 컵 대회도 결승까지 갔지만 맨시티에게 패하면서 또 한 번 우승을 뒤로 미루게 되었다. 한국 국가대표로 참가했던 월드컵이나 아시안컵에서도 번번이 트로피를 올리지 못했다.


현재 그가 속한 토트넘 핫스퍼도 작년까지 리그 상위권을 유지했다. 올해 리그 성적이 바닥을 치고 있어 최악의 한 해로 기억될 뻔했다. 하지만 챔피언스리그 보다 못하지만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하면서 이제 진정한 토트넘의 레전드가 되었다. 2010년 데뷔 후 딱 15년만이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손흥민은 펑펑 울었다. 그동안의 설움과 좌절을 유로파리그 우승 하나로 모두 날렸다. 그것도 아시아인이 주장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리다니! 대단한 업적이다. 그가 유로파리그 우승컵을 동료들 앞에서 번쩍 드는 순간 나도 모르게 박수치고 환호했다.


이젠 손흥민은 우승을 위해 팀을 떠난 게 아니라, 자신만 남아서 견디고 버티다 보니 결국 자신의 힘으로 우승 트로피를 획득했다. 그 세월이 장장 15년 걸렸다. 15년이 얼마나 긴 세월인가? 매일 축구 연습하고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다 보니 이런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겠는가?


몇 번이고 손흥민 선수가 환하게 웃으면서 우승 세러모니 장면을 돌려봤다. 손흥민 선수도 15년 걸려서 첫 우승을 차지했으니, 나도 4년 정도 더 쓰면 뭔가 나오지 않을까? 그런 희망이 생겼다. 일단 계속 쓰자. 장르를 불문하고 어떤 글이라도 포기하지 말고 쓰기로 다시 마음먹었다. 물론 잘 되는 방향으로 고민해서 예전보다 좀 더 나은 글을 써야 하니까. 그러기 위해서 또 공부하고 강의 듣고 적용하면서 습작을 지속하는 게 아닐까 싶다.

도시계획 엔지니어 본업도 마찬가지다. 작년까지만 해도 이 본업을 어떻게 해야 빨리 때려치울 수 있는지만 고민했다. 그것도 아직 본업을 하면서. 모순이다. 내가 먹고살기 위해 하는 직업인데, 자꾸 집중하지 못하고 다른 쪽으로 눈만 돌리고 있었다. 이러니까 내가 행복할 수 없었다. 생각을 바꾸었다. 직장생활도 언제까지 할지 모르지만. 견디고 버티어 보기로 결단했다. 결단은 결심보다 뭔가 비장하다.


현실과 내 꿈을 다 놓치고 싶지 않다. 힘든 일이 오면 그때가서 해결책을 찾고, 이 두 가지 분야에서 계속 견디고 버티어 볼 생각이다. 나도 언젠가 비상할 날이 오겠지?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하는 일을 그만둘 수 없다. 손흥민 선수가 15년 만에 팀 우승으로 자신 커리어를 완벽하게 만들었다. 힘들겠지만 나도 계속 글을 쓸 예정이다. 견디고 버티다 보면 나도 결국 나의 꿈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매일 쓰는 사람이 진짜 작가입니다. 지금 이 순간을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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