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가끔 아주 작은 것에 위로받는다

by 황상열

4월 어느 날 퇴근길 지하철이다. 마침 자리가 있어 앉게 되었다. 스마트폰을 보는 중에 앞에 앉아 있는 한 남자와 한 여자를 발견했다. 연인으로 보였다. 여자가 울고 있는데, 남자가 계속 어깨를 토닥여 준다.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힘들어 보였다.


아마도 눈물을 계속 흘린다는 의미는 상처받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애인으로 보이는 남자는 계속 그녀를 측은하게 쳐다보면서 “괜찮다.”라는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환승역에서 내릴 때쯤 그 연인도 같이 내리게 되었다. 남자에게 충분한 위로받았는지 여자는 환하게 웃고 있었다. 언제 힘든 일이 있었냐는 듯이 두 연인은 환한 얼굴로 역을 빠져나갔다.

KakaoTalk_20250507_231429062.jpg

하루 종일 업무로 좀 피곤하고 힘들었는데, 그 연인의 미소를 보니 나도 같이 위로받는 느낌이었다. 이처럼 아주 작은 것에서 위로받기도 한다. 거창할 필요가 없다. 오늘은 지금까지 내가 살면서 위로받았던 아주 작은 것들을 소개한다.


첫째, 누군가의 따뜻한 말 한마디 위로가 될 수 있다.

어느 날 버스나 지하철에서 누군가 무심코 건넨 “먼저 내리세요”라는 말에 하루의 피로가 녹아내린다. 별것 아닌 말 한마디가 마음을 다독인다.


둘째, 창밖으로 스며드는 햇살도 좋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커튼 사이로 비치는 햇살 한 줄기에 마음이 말갛게 씻긴다. 이유 없이 포근해지는 순간이다.


셋째, 카페나 사무실, 집에서 혼자 마시는 따뜻한 커피도 위로가 된다. 어느 평범한 오후, 조용한 카페 구석에서 마시는 따뜻한 커피 한 잔. 그 온도에서 작은 위로를 얻는다.


넷째, 아이의 웃음소리다. 요새 가장 많이 나에게 위로를 준다. 거실에서 들리는 아이의 까르르 웃음소리. 그 해맑음에 피곤함과 지친 마음이 조금씩 풀어진다.


다섯째, 책 속 문장이나 드라마, 영화 속 대사가 따뜻한 위로가 된다.

“괜찮아, 너는 잘하고 있어.” 책장 한구석에서 만난 문장 하나가, 마치 나에게 해준 말처럼 가슴을 찡하게 한다.


안 그래도 혼란스럽고 불안한 세상이다. 따뜻한 말 한마디, 커피 한 잔, 햇살이나 파란 하늘, 아이의 웃음소리, 책 속 문장 외에 더 찾아보면 자신만의 아주 작은 것에서 위로받을 수 있다. 하루에 하나씩 자신만의 작은 것을 통해 위로받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매일 쓰는 사람이 진짜 작가입니다. 지금 이 순간을 사세요!


#위로 #가끔 #아주작은것 #글쓰기 #황무지라이팅스쿨 #닥치고책쓰기 #닥치고글쓰기 #마흔이처음이라 #자기계발 #에세이 #단상 #황상열 #황상열작가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긴 연휴, 가족과 보낸 진짜 휴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