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반 시절이다. 친구들과 앞으로 무엇을 할지 밤마다 술자리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실 하고 싶은 게 없었다. 그저 학교 졸업 후 좋은 직장에 들어가는 게 전부이지 않았을까? 아니면 공부를 더 하고 싶었다. 대학원이나 유학 가고 싶은 생각도 했다. 하지만 집안 사정이 그리 좋지 않았기 때문에 취업을 빨리 해야 했다.
대기업과 공기업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전공을 살리지 않으면 갈 곳이 없었다. 도시공학을 전공했던 나는 다른 길로 가려고 했다. 준비를 열심히 했지만, 너무 정보도 없었다. 취업을 빨리 해야 했던 나는 전공을 살려서 작은 설계회사에 들어갔다. 매일 일이 바빴다. 상사에게 거의 매일 혼났다. 퇴근길 나도 유학이나 대학원을 보내주지 못하는 부모님을 원망했다. 왜 나는 부잣집에서 태어나지 못했을까? 라고 남 탓을 하기 시작했다.
시간은 참 빨리 지나갔다. 작은 설계회사에서 시작한 사회생활도 쉽지 않았다. 욕을 먹어도 상관없다. 내가 적응하지 못해서 여러 번의 이직을 한 것은 사실이니까. 물론 월급이 밀려서 어쩔 수 없이 옮기는 상황도 세 번이 넘었다. 그래도 일은 익숙해져서 곧잘 해내고 있었지만, 매일 업무에 치여 스스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다. 나 빼고 다 행복해 보였다. 왜 세상은 나만 살기가 힘들게 만들었는지 궁금했다. 세상을 원망했다.
남 탓 세상 탓만 하다 보니 인생이 잘 풀리지 않았다. 그나마 더 상황이 나빠지지 않은 점에 감사했다. 그러나, 35살 겨울 다니던 네 번째 회사에서 해고당하면서 인생의 큰 위기를 겪게 되었다. 짐 정리 후 마지막 퇴근하고 돌아오는 집 앞에서 또다시 난 하늘을 원망했다. 세상이 날 알아주지 않는다고, 울부짖었다.
처음으로 타인에게 도와달라고 연락했다. 그래도 내가 잘 나갈 때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물심양면으로 도와줬다. 타인이 잘 되면 나도 기분이 좋았다. 거꾸로 내가 어려울 때 도움 준 사람들이 기꺼이 달려올 줄 알았다. 내 오판이었다. 진짜 친한 친구나 지인 한두 명을 제외하고 단 한 명도 없었다. 그 사람들을 원망했다.
마흔이 넘어서야 깨달았다.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고, 사람들은 다 자신 일에만 관심을 가진다는 것을. 아무리 친한 친구나 지인이라 해도 그 문제나 고민에 대해 들어줄 뿐이지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상담까지 하지만, 직접적으로 도움을 준 적은 없었다. 결국 내 인생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자신이 직접 해결해야 한다. 월급이 밀리는 직장을 고르거나 사기를 당하는 일도 다 내 탓이었다.
세상은 그리 너그럽지 않다. 관대하지도 않다. 그저 세상이란 곳에서 다양한 사람이 존재하고 살아간다. 어떤 사람은 원래부터 부잣집에서 태어나서 평생 돈 걱정 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은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평생 노예로 산다. 그 안에서 자신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 세상 탓 남 탓 해봐야 바뀌는 것은 없다.
인생이 풀리지 않는다면 오늘부터라도 자신을 돌아보자. 내가 선택한 것이 무엇인지. 나의 상황이 지금 어떤지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따져보자. 아마도 남 탓 세상 탓 시전 중이라면 당장 멈추자. 그리고 내가 바꿀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실천하자. 아마도 인생이 풀리지 않았다면 지금 하는 점에 만족하지 못하고, 자꾸 자신이 바꿀 수 없는 것에 욕심을 냈을지 모른다.
자신이 얼마나 위대한 존재인지 깨닫지 못했기 때문에 자꾸 누구의 탓을 하게 된다. 이제부터라도 기댈 사람, 비빌 언덕, 원망의 대상이 있다면 절대로 입 밖으로 내지 마라. 인생의 모든 일의 원인은 나 자신이라고 생각하자. 그것만 깨닫는다면 나를 바꾸면 된다. 남은 인생이라도 내 결정과 선택으로 최선을 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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