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 다하면 어떤 일이든 이룰 수 있다

Sep 28. 2025

어제 토요일 오전 15년 만에 위와 대장 내시경 검사를 하고 왔다. 겁이 많아서 수면 내시경으로 대체했다. 마취약이 투여되자 스르르 잠이 들었다. 잠이 깨니 이미 검사가 끝났다고 간호사가 얼른 일어나라고 재촉한다. 용종 하나를 떼었고, 나머지 상태는 깨끗하다고 했다.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상태가 좋아서 다행이었다.

집에 돌아왔는데, 온몸에 힘이 하나도 없다. 몸이 좋지 않았는데, 너무 무리해서 건강검진을 받았다. 또 전날 금요일 밤 내 글쓰기 스승님 이은대 작가가 운영하는 <자이언트 북 컨설팅>에서 이번 신간 <거리를 두었더니 마음이 가까워졌다> 온라인 저자 강연을 진행했다. 강연할 때는 늘 있는 힘껏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는다.

강연이 끝나자마자 바닥에 누웠다. 일어날 힘이 없었다. 그대로 금요일 밤은 자버렸다. 건강검진 마치고 와서 집에 온 토요일 오후도 계속 앓아누웠다. 이참에 푹 쉬어야겠다고 다짐하고 마음 편하게 잤다. 2시간 정도 자고 일어나서 텔레비전을 켰다. <무쇠소녀단2>라는 예능 프로그램의 최종편이 방송중이었다.

자주 보지 못했지만, 4명의 여배우가 복싱에 도전하는 프로그램이다. 처음에는 그저 재미로 하는 줄 알았는데, 마지막 방송을 보니 그게 아니었다. 처음에는 체력도 없고, 복싱을 어떻게 하는지 모르다 보니 시행착오가 많았다. 하지만 4개월 동안 부단히 개인적으로 또 같이 훈련을 거듭하면서 마지막 편에서 모두 진짜 복서가 되어 있었다. 특히 배우 금새록의 성장이 가장 눈에 띄었다.

4명의 여배우 중 가장 체력이 약하고, 주먹을 날리는 모습이 금방 포기할 사람처럼 보였다. 그러나 4개월 동안 피나는 노력과 훈련 끝에 그녀는 전국 대회 챔피언까지 오르게 된다. 무슨 스포츠 만화 스토리 같지 않나? 챔피언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노력했는지 방송을 통해서도 느껴졌기에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금새록 배우가 목에 금메달을 거는 순간 절로 박수가 나왔다.

4명의 여배우가 자신 몸을 사리지 않고, 다치고 깨지더라도 두려움을 극복하고 모두 챔피언이 되었다. 그 과정과 결말까지 참 완벽한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요새 이런 프로그램이 귀하다. 노력과 진심 다하면 사실 못 이룰 일이 없는데, 그런 땀의 결실이 무시되는 세상이다. 어떻게 하면 좀 더 쉽게 돈을 빨리 벌 수 있는가? 편법으로 좀 더 빠르고 편안한 길은 없는가? 등만 고민하는 세상이다.

노력만 하면 되지 않는 세상이라고 떠드는 사람이 너무 많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믿고 있다. 진짜 자신만이 땀을 흘리고 조금씩이라도 작게 하나씩 과정에서 성과 만들어가는 사람이 진정한 성공자라는 사실을. 무슨 일이든 한두 번 하고 성과가 나지 않으면 포기한다. 내 길이 아닌 것 같다고 외친다.

나도 그랬다. 젊은 시절 포기만 빠른 사람이었다. 기술사 시험이나 공인 중개사 자격 시험도 그랬다. 시험이 코앞인데 공부도 하는 둥 마는 둥 했다. 그마저도 진심으로 하지 않는데, 당연히 결과가 좋을 리 있겠는가? 한두 번 해보고 포기했다. 기술사나 공인중개사 시험에 합격한 사람을 부러워하고 질투했다.

글쓰기를 통해 이런 내 습관을 바꿀 수 있었다. 내 생애 처음으로 작가가 되기 위해 진심 다했다. 5줄 이상 쓰지 못했던 내가 분량을 채우기 위해 글쓰기 책과 강의를 미친 듯이 듣고 정리했다. 거기서 배우고 익힌 내용을 적용하면서 글쓰기 스킬과 습관을 늘려나갔다. 1년을 그렇게 하니 첫 책 <모멘텀>을 출간할 수 있었다. 책을 처음 받는 순간 얼마나 뿌듯하고 내 자신이 자랑스러웠는지 모른다. 내 진심으로 끝까지 뭔가 해냈다는 자신감이 뿜뿜 흘러나왔다.

다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있다. 이젠 직장인이 아닌 사업가로 내 업을 바꾸기 위한 마지막 도전이다. 또 직장도 내 마지막 도시계획 회사라고 생각하고 모든 프로젝트에 진심으로 매진하고 있다. 여전히 결과가 어떻게 될지 두렵다. 더 많은 실패가 기다리고 있다. 한 번에 잘 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진심으로 포기하지 않고 하나씩 나가다 보면 종착역까지 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