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월 말 13번째 개인 저서 <거리를 두었더니 마음이 가까워졌다>를 출간했다. 지금까지 살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면서 느낀 인간관계에 대한 에세이다. 특히 마흔 중년이 되고 나서 인간관계의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나의 20대와 30대 시절은 매일 사람을 만나는 게 일상이었다. 아무리 바빠도 하루에 몇 탕씩 약속을 잡아서 지켰다. 주말에도 항상 미리 약속을 만들어 사람을 만났다. 이유는 외로움이 싫었기 때문이다. 회사 업무 스트레스도 상당했다. 그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사람들을 만나 술로 밤을 지새웠다. 즐거웠지만, 술이 과하다 보니 사람들에게 실수도 많이 했다. 아마 지금 나와 인연이 끊긴 사람도 나의 좋지 않은 술버릇 때문이다. 다시 한번 내 술 문제로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용서를 구한다.
술도 지겹게 마셨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몰래 마시기 시작해서 올해 끊었으니 딱 30년을 마신 셈이다. 술자리가 많다 보니 거기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내 친구라고 여겼다. 그들 모두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마흔 후반이 된 지금 그 당시 만난 사람들과의 연락은 거의 끊겼다. 작년 연말부터 다시 내 인간관계에 대해 재정의하기 시작했다. 그 정리한 내용을 책 원고로 옮겼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렇게 타인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한 나 자신이 한심해 보였다. 그 시간에 나를 더 성장시키기 위한 공부했다면 좀 더 나은 내가 되었을지 모르겠다. 이제라도 관계에 대한 미련을 놓게 되었으니 다행이다. 중년 이후 가장 필요 없는 친구 유형을 한번 소개하자.
첫째, 만나면 늘 피곤해지는 사람이다. 나이 들수록 에너지는 소중하다. 소모되는 관계는 필요 없다. 몇 번 만나지 않았지만 그 사람과 있으면 이상하게 힘이 빠진다. 마흔이 지나면 쓸 수 있는 에너지가 많지 않다. 자신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 아니면 만나지 않아도 괜찮다.
둘째, 말뿐이고 행동은 없는 사람이다. 약속만 화려하고 실천이 없는 사람은 결국 의지할 수 없다. 나도 그랬다. 말만 하고 약속을 미루는 경향이 있었다. 믿음이 떨어진 상대방은 더 이상 연락하지 않았다. 반대의 경우가 더 많았다. 특히 작가가 되고 나서 만난 사람들은 나와 뭔가 같이 하자고 제안했다가 갑자기 연락을 끊었다. 처음부터 과한 친절을 베푸는 사람은 절대로 믿지 않는다. 그들은 말만 앞서기 때문이다.
셋째, 내 행복보다 자신 감정이 우선인 사람이다. 공감 없는 관계는 나이를 먹을수록 더 버거워진다. 이기적인 사람이다. 자신 감정에 따라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 상대방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다. 특히 나를 만만하게 보는 사람들의 성향이 여기에 가장 가까웠다. 이런 사람을 만났다면 천천히 손절하자.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