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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Mar 07. 2019

내가 괜찮으면 그만이지

 

어렸을 때부터 편식의 영향인지 확실하지 않지만 또래보다 키가 작았다. 중학생이 되어 바짝 크고 고등학교 1학년 때 성장이 멈추었다. 지금 키는 정확히 170이 조금 넘는다. 남자 평균키라고 생각하고 다닌다. 키가 5cm만 더 컸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키가 큰 친구들을 부러워하며 매사에 자신감 없이 활동한 적이 많다.    
 

친구들과 당구, 게임 등 내기를 이긴 적이 거의 없었다. 이상하게 경쟁의식을 가지고 내기에 임해야 하는데, 그게 잘 되지 않았다. 10번 내기를 하면 1번 정도 이기는 확률이었다. 지는 것이 당연하다 보니 가끔 주눅이 들었다. 친구들과 어울려야 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즐길 수준은 되었지만, 실제 게임에 들어가면 자신감이 떨어졌다.     

대기업, 공기업등에 도전했지만 결국 실패하고 작은 설계회사에 취업했다. 같이 술마시고 놀던 동기들이 이름만 들어도 대단한 대기업, 공기업 입사소식을 들을 때마다 속이 쓰렸다. 나는 왜 그들처럼 하지 못했을까 열등감을 느꼈다.     


위에 언급한 것 말고도 불과 5년전까지만 해도 내가 잘못하거나 가질 수 없었던 것에 대해서만 분노하고 불평했다. 남들이 잘하는 면만 보면서 그리 하지 못하는 내 자신을 비교하다 보니 당연히 자존감은 바닥을 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상태인데 내가 행복할 수 있었을까? 그렇게 살다보니 결과는 계속된 이직과 해고였다. 그 이후 나의 상황에 대해서는 여러 번 언급했으니 잘 아실거다.     


다시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자존감을 키워가면서 내가 잘하지 못하거나 가질 수 없었던 것에 대해 이렇게 외치며 내려놓기로 했다.     


“내가 괜찮으면 그만이야. 더 이상 키는 자라지 않을 거니 이렇게 살아야 하고, 친구들 내기도 한번 꼭 이기기 위해서 연습을 더 하던지 그만두어야 해. 취업 출발을 작은 회사에서 했지만 그래도 대기업은 아니지만 좋은 회사에서 일하고 있잖아. 내 인생은 스스로 괜찮거나 좋다고 느끼면 그걸로 성공한 인생이야.”    


정말 그렇게 말하면서 그렇게 살아가기 위해 노력을 하다보니 지금은 정말 생긴 대로 하고 싶은대로 살고 있다. 키가 작아도 매력이 넘치는 사람이 많다. 나도 그렇게 매력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래도 내기 시합도 한번 멋지게 괜찮을 때까지 도전해보고 싶다. 그리고 지금 내가 일하고 있는 이 공간 자체도 괜찮다. 또 일을 할 수 있어서 괜찮다.     


이 세상에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가지만, 결국 다들 자기 인생을 산다. 이제는 매사에 내가 괜찮으면 그만이지 라는 생각으로 적극적으로 인생에 부딪혀보자. 그렇게 가다보면 분명히 나만이 갈 수 있는 인생을 만날 수 있을테니. 나도 그 길에 동참하고자 한다.   


#내가괜찮으면그만이지 #내인생이야 #인생 #단상 #황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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