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병원에 입원한 이후로 집에는 어머니가 오셔서 막내를 돌보며 집안일을 해주고 계시다. 오후 늦게 나는 회사에서 조금 일찍 나와 학교와 유치원에 간 아이들을 병원에서 데리고 온다. 매일 아내와 같이 지내던 아이들이 처음에는 몰랐는데 시간이 갈수록 엄마의 빈자리가 큰 듯 하다. 어젯 밤도 첫째 딸과 둘째 아들은 잘 놀다가 나와 같이 잠들었다. 나도 피곤했는지 눕자마자 곯아떨어졌다.
새벽에 갑자기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 화들짝 놀래 잠에서 깼다. 돌아보니 둘째 아들의 목소리다. 아내가 있으면 늘상 옆에 붙어 어리광을 부리는 이제 6살 아이다. 왜 안 자고 깼냐고 했더니 울면서 내 품으로 들어온다.
쳐다보는 나도 착잡해진다. 아들을 팔베개를 해주며 토닥토닥해주며 다시 재운다. 당연히 매일 집에서 보던 엄마가 없으니 당연히 보고 싶지 않았을까? 같이 옆에서 자다가 깨서 그 모습을 본 첫째 딸 아이도 갑자기 눈물을 터뜨린다.
이제 10살이 되어 혼자 잘 알아서 잘 챙기다보니 다 큰 줄 알았는데 아직 어린 아이다. 두 아이를 같이 달래주다 보니 또 착잡해진다. 30여년 전 엄마가 아파서 집을 잠깐 비웠을 때 보고싶다고 울었던 내 모습이 오버랩되었다. 아내가 이틀 정도 더 입원을 해야 해서 아이들이 갑지가 또 울적해질 것 같아 걱정이다.
그에 반해 거꾸로 결혼하고 1년에 많이 뵈어야 10번 정도 뵙는 어머니를 나는 매일 보고 있다. 어머니가 해주는 밥도 오랜만에 먹으니 좋고 편했다. 엄마를 봐서 나는 좋은데, 엄마가 없는 내 아이들은 얼마나 슬플지 아이러니하다. 나도 똑같은 자식 입장에서 자주 뵙지 못하는 어머니가 보고 싶을 때가 많은데, 아직 어린 내 아이들은 늘 엄마와 함께 해왔으니 잠깐만 떨어져도 얼마나 보고 싶겠는가?
엄마, 어머니라는 단어는 들으면 늘 눈물이 난다. 한평생을 자식 뒷바라지 하면서 헌신했던 그 세월을 생각하면 감사하고 죄송하다. 아내도 아이들의 엄마로 뒤에서 희생만 하다 아픈 모습을 보니 마음이 착잡하고 미안하다. 지금도 아이들을 육아하며 힘들게 희생하고 있는 이 세상의 모든 엄마, 어머니들께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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