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지상파에서 유쾌 상쾌 통쾌한 드라마가 나왔다. 시종일관 코믹하면서도 탄탄한 스토리와 몸에 꼭 맞는 배우들의 열연이 빛난 드라마 <열혈사제>! 어제 총 40회로 그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10년전 사극 <선덕여왕>의 비담이 환생한 듯한 코믹, 카리스마, 멜로, 액션이 다 되는 남자가 봐도 매력적인 신부 김해일 역의 김남길과 예쁘지만 과감하게 망가지는 검사 박경선 역의 이하늬가 단연 돋보였다.
과거 비밀요원이었지만 충격적인 사건에 휘말려 우연히 이영준 신부님의 도움으로 과거를 속죄하기 위해 사제의 길을 걷는다. 은인 이영준 신부가 의문의 죽음을 당하고, 그 배후가 있다는 소식을 알고 다시 한번 사건에 뛰어든다. 그와 함께 형사 구대영(김성균)과 서승아(금새록)가 합류하여 같이 공조하게 된다. 신부의 죽음에는 정치권, 경찰, 기업가, 검찰 등이 다 연루되어 있었다. 밀고 밀리는 접전 끝에 마지막회에서 모두 힘을 합쳐 일망타진한다. 회를 거듭하면서 긴장의 끈을 놓치 못하게 하거나 지루할 만 하면 코믹스럽게 풀어버리는 작가의 필력에 감탄했다.
주인공들도 다 사연 있는 캐릭터다. 분노조절을 가진 신부, 비리 검사, 나쁜 짓을 눈감아준 형사등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사람들이 그것보다 더 큰 악을 행하는 카르텔을 무너뜨리기 위해 손을 잡고 하나하나 응징하는 모습에 같이 쾌감을 느꼈다.
“신은 용기있는 자들을 절대 버리시지 않는다. 하느님이 바라는 용기는 두려움을 무릅쓰고 싸우는 것. 그리고 자기 자신에 관한 것을 가장 마지막에 생각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용기로 이루어낸 정의는 견고할 것이며, 정의가 지배하는 그 힘이 올바르게 쓰이는 세상을 만들게 될 것이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내가 꿈꾸는 하나님의 나라는 그리 멀리 있지 않았다. 상처를 가진 이들의 서로의 것을 보듬고 선과 벽을 넘어 함께 살아가며 바른 세상을 위해 기꺼이 희생하는 삶 바로 그것이었다.”
마지막 김해일 신부(김남길)의 독백으로 드라마는 끝난다.드라마를 보면서 요새 일어나는 버닝썬 사건이 떠올랐다. 연예인, 경찰, 기업가등이 다 연결되어 서로를 보호하고 약자를 괴롭히는 모습이 너무나 닮았다. 드라마는 주인공들이 직접 나서서 응징을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기에 그 대리만족을 느끼면서 더 열광했던 것 같다. 우리 현실도 서로 상처를 가진 사람들끼리 서로 보듬어주고 용기를 내어 불의에 맞서서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직은 정의가 살아있기에 살만한 세상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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