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상열 Nov 16. 2019

마흔을 살아간다는 것.

40대 그들을 응원합니다!


우리 나이로 42살이고, 12월 생일이 지나면 만 41살이 된다. 100세 시대라 하더라도 평균수명을 80살로 잡으면 인생의 전반전이 끝나는 시기다. 청년에서 중년으로 들어가는 초입이기도 하다. 2·30대 시절 남들이 보기에는 평범하게 산 것처럼 보이지만, 나름대로 많은 방황과 고통속에 하루하루 버티며 살았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두려웠다. 35살 해고 후 39살까지 또 몇 번의 이직을 했지만 어디에도 자리를 잡지 못했다. 쓸데없는 생각과 욕심이 많아 조금만 힘들면 다른 일자리를 찾았다. 이렇게 떠돌다가 마흔이 넘어 어디라도 정착하지 못하면 인생이 끝날 것 같았다. 마흔이 넘어 실직하게 되면 2·30대 보다 재취업이 더 어렵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어떻게든 40이란 숫자에 도달하기 전에 뭐라도 마무리를 하고 싶었다.      

 미국의 사회학자인 윌리엄 새들러는 사람의 생애주기를 4개로 나누었다. 영유아~대학까지 학창시절의 1기부터 취업과 결혼을 통해 사회에 나가는 시기를 2기, 40대 이후의 3기, 노년기의 4기로 나누고 있다. 그는 특히 “우리 인생에서 마흔 이후 30년간의 3기가 황금시기”라고 말한다.    

 

40대 이후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남은 인생 후반전을 잘 갈 수 있다고 많이 이야기한다. 30대 후반 독서와 글쓰기를 다시 만나기 전까지 오로지 어떤 회사에서 자리를 잡는 것만 생각했다. 그렇지 못하면 내 인생이 끝나는 줄 알았다.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시야가 넓어졌다. 회사가 아닌 다른 울타리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을 만났다. 그것을 통해 인생도 하나의 길만 있는게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느끼게 되었다.     

내 나름대로 치열하게 읽고 쓰면서 마흔을 맞이했다. 39살부터 42살이 된 올해까지 4년동안 직장업무와 집안일, 지인 만남 등을 제외하면 오로지 읽고 쓰는 삶에 집중했다. 나의 40대는 읽고 쓰는 삶으로 채우고 싶었다. 직장에서 받는 월급 외에 책 판매로 받는 인세, 소규모 강의로 열어 받는 강의료 등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을 한 두 개 더 늘릴 수 있어 감사했다. 물론 아직 용돈 수준의 작은 돈이지만, 읽고 쓰는 삶을 만나기 전이라면 이런 것을 통해 수입을 얻을 수 있으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여기까지 한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하는데, 역시 사람이다 보니 또 잘된 남들과 비교하게 된다. 자신의 경험과 지식만으로도 남에게 알려주고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데, 아지 그에 미치지 못하다 보니 또 욕심이 생기는 듯하다. 

         

여전히 한국사회에서 마흔은 불안한 나이다. 이 시기에 한번 삐끗하여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기 힘들다. 예전보다 마흔의 사람들이 살기 힘들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뉴스가 유난히 많다. 잠든 세 아이와 아내를 볼때마다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마음먹기도 하지만, 잘 키울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도 여전히 없지 않다. 내가 마흔을 살아간다는 것은 이런 두려움, 불안감과 싸우면서 다시 한발짝 나아가는 몸부림이다. 특히 자본주의 사회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돈과의 사투가 지금 나에게는 가장 큰 과제일지 모른다. 비단 나뿐만 아니라 나와 비슷한 40세대라면 누구나 느끼고 공감하는 문제일 것이다. 


먼저 마흔을 거쳐간 부모님이나 장인어른, 선배들은 한결같이 이렇게 이야기한다.     


“마흔을 살아가는 것은, 아니 인생을 살면서 나이가 든다는 것은 일상에서 아직 일어나지 않는 불확실성에 대해 미리 걱정하지 말고 마주하며, 일어난 결과에 대해서는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익숙해진다는 의미다.”     


크게 공감하면서도 아직은 그 의미를 조금 느끼는 정도이다. 그래도 먼저 거쳐간 선배들의 이야기니까 귀담아 듣고 살아가 보고자 한다. 여전히 삶의 무게가 무겁게 느껴질 때가 많다. 하지만 그래도 아직 내 인생 최고의 날은 오지 않았기에 그 날을 위해 좀 더 힘을 내보고자 한다. 너무 조급해하지도 말고, 욕심내지도 말자라는 생각으로 천천히 한걸음 한걸음씩 나아가야겠다. 오늘도 힘들어도 내색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인생을 만들어가는 모든 40대 분들의 인생을 같이 응원한다. 브라보 40대 라이프..!      


#내가마흔을살아간다는것 #마흔 #마흔인생 #내기준대로 #불혹 #인생 #단상 #황상열 


매거진의 이전글 아이의 가능성을 믿어주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