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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Nov 14. 2019

아이의 가능성을 믿어주자


의도치 않게 세 아이의 아빠가 되었다. 아이는 하늘에서 내리는 축복이라고 흔히 표현하는데, 세 번이나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제 첫째아이가 10살이고 그 아래로는 모두 4살 터울이다.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가는 것을 느낀다. 우선 세 아이가 올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제일 신경쓰는 아내에게 감사인사를 먼저 전하고 싶다. 나도 많이 도와준다고 하지만, 여전히 서툰 아빠로 살고 있다.    


가끔 첫째아이에게 물어본다. 나중에 크면 무엇이 되고 싶냐고. 과학자나 실내건축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되고 싶단다. 시크하고 혼자 앉아서 연구하기 좋아하는 그녀의 꿈10살의 나는 의사가 되고 싶었다. 나이가 먹으면서 꿈은 계속 바뀐다. 몇 년이 지나면 사춘기가 오는 첫째아이의 꿈이 또 어떻게 바뀔지 궁금하다. 10살의 나는 의사가 되고 싶었지만, 나이를 먹고 현실적인 이유로 접게 되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부모입장에서 자신이 이루지 못했던 꿈을 자식에게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또 자식의 꿈보다 무조건 공부를 잘해야 성공한다고 어릴때부터 과도한 교육을 시키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 아버지는 자신이 이루지 못했던 명문대 진학을 나를 통해 이루려고 했다. 시골에서 태어나 10대부터 서울로 유학할 정도니 대단한 수재였던 듯 하다. 열심히 공부했지만 서울대에 가지 못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공부를 잘해야 이 냉정한 한국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다. 스스로 공부하는 것을 좋아해서 아버지의 말씀을 착실히 따르면서 열심히 공부했다. 사춘기를 거치면서 기대한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자 부담을 느끼게 되었다. 암기력에 비해 응용력이 약했던 나는 수능을 망치고 아버지가 기대했던 명문대 진학에 실패했다. 아버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것도 부끄러웠지만, 너무 공부만 강요했던 아버지가 너무 싫어 한동안 말도 하지 않았다. 결혼하고 나서야 세대와 표현방식의 차이라고 알게 되었다. 사회에서 이렇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헌신하고 누구보다 나를 사랑해주신 아버지에게 늘 감사하다.     


결혼하고 자식이 생기면 나는 아이에게 자신이 원하는 인생을 살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억지로 부모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진짜 본인이 꿈꾸고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팍팍 밀어주고 싶었다. 사람은 누구나 각자의 인생기준이 있고, 가지고 있는 재능이 다 다른데 무조건 부모가 하라는대로 아이에게 강요하고 싶지 않았다. 올초 인기리에 끝난 드라마 <스카이캐슬>만 봐도 이해가 될 것이다.     


6~7살이 되었는데도 한글을 깨치지 못했다고 너무 뭐라하지 말자. 현재 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공부도 안하고 게임만 한다고 걱정하지 말자. 영어를 잘하는 옆집아이와 비교하지 말자. 아이는 자기 인생에서 이제 출발하기 시작했다. 현재 늦는다고 앞으로도 계속 뒤처진 인생을 사는 것은 아니다.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최소한 글을 읽고 쓰고 최소한의 숫자 계산만 해도 일상생활을 살아가는 데 지장이 없다. 자유롭게 친구들과 뛰어놀고, 책도 읽으면서 스스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을때까지 기다려주고, 찾았으면 묵묵히 지원해 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또 아이가 그 꿈을 이루지 못했더라도 격려하고 지지해주는 것도 부모의 몫이다.     


부모가 자식에게 주어야 할 것은 바로 관심과 사랑이다. 이 두가지만 잘 주어도 아이는 바르게 자랄 수 있다. 일단 나부터 다시 반성하면서 아이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주는 노력을 해봐야겠다. 세 아이가 이 사회에 잘 쓰일 수 있도록 묵묵히 바라보고 지원해야겠다. 아버지가 나에게 했던 것처럼 오랜 시간 남겨진 나의 마지막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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