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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Dec 09. 2019

긴 터널을 지나

인생은 터널여행이다. 

     

한 대의 지하철이 플랫폼에 들어와서 멈춘다. 스크린 도어와 지하철 문이 열린다. 많은 사람들이 내리고 탄다. 그 무리 속에 나도 빨려 들어간다. 이리저리 치이다 결국 문 구석에 겨우 자리를 잡았다. 문 밖은 캄캄하다. 벽에 달려있는 형광등의 희미한 빛만 보인다. 학동역을 출발한 지하철은 2분만에 강남구청역에 도착한다. 많은 사람이 내리고 타더니 다시 열차는 출발한다.      


청담을 지나 뚝섬역까지는 한강을 건너야 해서 잠시 지상구간을 지난다. 이미 어둑해진 서울의 야경을 보면서 오늘 하루도 무사히 마쳤다는 사실에 안도한다. 건대입구역으로 다시 향하는 지하철은 터널로 진입한다. 역에서 멈추고 다시 달릴때마다 내 눈은 컴컴한 터널에 고정된다. 예전의 무성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든다. 다른 장면으로 바뀌지 않고 한 장면만 무한 반복되면서 멍해지고 두려워진다. 그러다가 갑자기 한 줄기 빛을 만나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가끔은 인생도 이런 긴 터널을 지나는 느낌이다. 현실의 무게에 짓눌리다 보니 앞이 보이지 않을 때가 많다. 매일매일 깜깜한 터널 속을 헤메면서 두려워질 때도 있다. 얼마다 더 지나야 하는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그래도 언젠가는 만날 한 줄기의 희망을 기다리면서 그 터널여행을 계속 하고 있다. 그 빛을 만나기 위해서라도 터널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정신을  똑바로 차려 붙잡고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분명히 터널의 끝은 온다.      


인생의 긴 터널 중 오늘이라는 구간을 지난 모든 분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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