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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Jan 05. 2020

길몽일까? 개꿈일까?

어젯밤 이제 18개월된 막내가 잘 놀다가 잠이 오는지 계속 칭얼댔다하던 일을 멈추고 재우려고 안았다오늘따라 금방 잠이 들지 않았다잠투정이 심해지는지 우는 소리가 점점 커진다아아앙!! 30분 정도 안고 있으니 팔이 너무 아팠다아내에게 아이를 넘겨주고 소파에 앉았다그러다가 언제 잠이 들었는지 깨보니 새벽이었다. 3~4시간 잠을 잔 거 같은데그 사이에 신기한 꿈을 꾸었다.



내 앞으로 수많은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고 있다그 플래시 불빛이 너무 밝아 눈을 뜰 수 없었다잠시 정신을 차리고 앞을 쳐다보니 엄청난 인파가 몰려있다내 이름을 연호하고 있다이게 무슨 현상이지계속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몰라 내 뺨을 꼬집어 보니 아프다다시 정신을 차려본다.



맞다오늘 새로운 책 출간 기념회가 있었지.’



내가 봐도 멋지게 차려입고 한가운데 앉아 있다출판사 대표가 어서 한마디 하라고 마이크를 건넨다얼떨결에 받아 인사를 하고나와 신간소개를 한다엄청난 환호가 나온다다시 자리에 앉으니 사인회가 시작된다. 1,000명 정도 사인을 하고 나니 손이 떨리고 팔이 저려온다잠시 쉬었다가 재개하자는 주최측의 권유로 한숨 돌리게 되었다.


물을 마시고 오는데한 독자가 몰래 와서 사진을 찍자고 한다흔쾌히 허락하고 웃는 얼굴로 같이 사진 찍는다. “와 사진 찍어주셔서 감사합니다책이 나올때마다 잘 보고 있어요!”라고 웃고 떠나는 그 독자의 뒷모습을 보면서 참 감사했다.



다시 사인회가 시작되었다많은 사람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마무리가 될 쯤이었다사인회가 진행되는 동안 뒤에서 후드티를 입고 있던 사람이 계속 눈에 띄었다그가 마지막에 사인을 받으려 대기중이었다좀 무서워서 그가 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미리 생각했다그의 차례가 되었다책을 펼칠 때까지는 별 문제가 없었다갑자기 후드티를 벗은 그아니 그녀가 소리친다.



이런 허접한 글을 언제까지 써서 책을 낼 예정이야독자를 언제까지 우롱할 예정이야?”

읽어주셔서 일단 감사합니다제 글이 님께는 안 맞을 수 있으니 고정하세요.”

아니 다 안 맞아더 이상 글쓰면 알아서 해.”



횡설수설 하는 그녀에게 더 이상 대응할 수 없었다식은 땀이 흘렀다갑자기 그녀가 소리치더니 내 앞으로 돌진했다아아아악!! 그리고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눈을 떴는데 깜깜하다꿈이구나너무 생생해서 현실과 꿈이 헷갈렷다아직 스타작가는 아니니 꿈은 맞다잠시 스타작가로 살아봐서 행복했다살아있는 한 계속 글을 쓰다보면 언젠가는 현실로 이루어지지 않을까한동안 멍하게 있다가 다시 졸려 잠을 청했다길몽일까개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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