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밤 오랜만에 TV를 시청했다. 아이들과 앉아서 본 프로그램은 외식 사업가로 유명한 백종원이 각 지역의 어려운 식당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골목식당’이다. 중간부터 보기 시작했는데, 어떤 가게 사장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심상치 않다. 거제도에서 김밥과 라면을 주로 파는 분식집이다. 잠시 눈을 감고 뜬 백종원이 사장에게 실망한 기색이 역력하다. 좀처럼 화를 내지 않는 그가 긴 한숨을 쉬며 큰소리친다.
“왜 그러셨어요? 제가 가르쳐 준대로 왜 안하세요? 그 맛이 아니잖아요!!”
“아니에요. 알려주신 대로 했어요. 바뀐 게 없어요.”
“나를 감쪽같이 속인거에요? 돈 때문에 그런거냐? 그 SNS에 올라온 소문이 사실이었네요.
실망입니다. 제일 믿었는데.. 1년도 안되서 장사의 기본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세요.“
두 사람의 대화는 방송과 좀 다르게 각색했지만, 백종원이 이 가게에 쏟았던 정성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낚시꾼을 위해 새벽이라도 일어나 도시락을 싸는 여사장의 성실함에 감탄한 그가 가게를 살리기 위해 새로운 김밥과 라면 레시피를 알려주었다. 백종원 덕분에 지역의 명물이 되었지만,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SNS에 올라오는 가게 후기는 혹평 일색이었다. 아마도 돈에 눈이 멀어 초심을 잃은 듯 했다. 백종원이 나가고 사장의 표정은 넋이 나간 듯 했다. 그리고 나중에 문자로 자기가 잘못했다고 고백하는 모습에는 좀 짠했다.
그 사장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초심을 잃은 적이 없는지 돌아보았다. 아니 초심을 잃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던 나를 발견한다. 여러 번의 이직 경험이 있다. 월급이 밀리거나 나와는 잘 맞지 않는다 하여 참지 못하고 그만둔 적이 많았다. 새로 옮기는 회사에 가게 되면 다시는 그렇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또 얼마 못가서 그 마음이 사라진다. 초심을 계속 지키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3년전에 지금 다니는 회사에 들어올 때 업무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굳게 가졌다. 2년이 지나면서 업무를 꼼꼼히 챙기지 못하기 시작하니 실수하는 일도 많았다. 다시 매너리즘에 빠졌다. 처음과 같은 마음가짐을 또 잃어버린 셈이다.
절실하게 작가가 되고 싶어 글을 썼다. 한 개의 글을 쓸때마다 내 나름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를 쓸때도 심혈을 기울였다. 그렇게 계속 쓰다가 나도 모르게 타성에 젖어 대충 글을 끄적인 날도 많다. 여러 권의 책을 내고 나니 나도 모르게 우쭐했는지 모른다.
작년 연말부터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해 혼자 걸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고 고민했다. 다시 찾는 것도 좋지만 한결같이 그 초심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어떻게 하면 유지할 수 있을지 방법을 찾아보고 있다.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초심은 중요하다. 그 사람과 처음 만나 인연을 맺게된 그 마음가짐을 잊지 말아야 하는데, 익숙해지다 보면 놓칠때가 많다. 2020년은 초심을 찾아가는 나만의 여정을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글쓰기, 독서, 인간관계, 돈, 가족, 건강 등 하나하나 천천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도 혹시 초심을 잃지 않았는지 오늘 밤 자기 전에 한번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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