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교회에서 돌아온 첫째 아이에게 물어본다.
“요새 너는 어떤 세상과 만나고 있니?”
“질문이 이해가 안돼. 아빠, 무슨 말이야?”
“음. 네가 제일 자주 만나는 사람이나 가는 곳이 어딜까? 가장 자주 마주치고 접하는 세상이 무엇일까?”
“지금은 방학이니 집에 있는 엄마나 아빠를 자주 만나고, 교회나 학교도 가고. 그런데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 아빠”
이제 11살된 딸에게 너무 어렵고 철학적인 질문을 한 듯하다. 그럼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어떤 세상과 마주하고 있을까? 또 과거의 어떤 세상과 만났을까? 앞으로 어떤 세상과 마주치게 될까?”
세상을 마주친다는 것은 지금 나를 둘러싼 모든 환경, 사람, 사물 등과 연결되어 관계를 맺고 있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사람이 태어나면 처음에 만나고 마주치는 세상이 부모다. 시간이 흘로 아빠와 엄마의 보살핌으로 자라나게 되는데, 환경과 상황에 따라 다른 세상을 마주치기도 한다. 자신의 자아가 형성되면서 사춘기를 지나면 보통 또래 친구들과 몰려다니며 그들만의 세상과 마주치며 살아간다. 성인이 되고 나서 경제적인 활동을 통해 각자의 영역에 있는 사람들과 만나면서 그 세상을 마주하게 된다. 보통 사람들은 이런 일반적인 패턴으로 각자의 세상을 만나며 인생의 시간을 보낸다.
30대 중반까지 위에 언급한 세상을 만나며 살았다. 학창시절에는 친구들과 몰려다니고, 성인이 되어서도 같은 직종에 있는 세상만 마주했다. 그러나 마주친 그 세상이 나에게 너무 버거웠다. 누가 힘들게 한 것도 아닌데 서툰 감정과 약한 멘탈로 나 혼자만의 세상 안에 갇혀 지냈다. 내 안의 나쁜 것들과는 모두 만나던 시절이었다.
그렇게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살던 어느 날 한 줄기 빛과 만났다. 그것이 독서와 글쓰기였다. 책을 통해 다시 마주친 세상은 조금씩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 글쓰기를 통해 다시 만난 세계에서 다시 살아갈 용기와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앞으로 또 어떤 세상과 마주할지 설레고 기대된다. 불과 몇 년전까지만 해도 다른 세상을 만난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는데.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에게 물어본다.
“과거, 현재, 미래의 당신은 어떤 세상과 마주치고 있나요? 있었나요? 있을 예정인가요”
어떤 세상을 만나고 마주쳐도 당당하게 맞서며 자신감있게 나가는 태도가 중요하다. 나 자신을 믿고 아끼자. 이미 지나간 과거에 만난 세상은 잊어버리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만날 세상은 걱정하지 말자. 지금 여러분이 마주치고 있는 이 세상에 집중하고 몰두하자. 나는 지금 마주치고 있는 독서와 글쓰기에 전력투구하여 나만의 근사한 세상을 만들고 싶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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