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9월 11일 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
제대를 두 달 정도 남긴 나는 누워서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었다.
그 당시 드라마는 손예진과 김규리 주연의 <선희진희>였다. 초창기 손예진의 리즈 시절을 볼 수 있는 시절이다. 후임들과 예쁜 손예진을 보고 넋놓고 보는 중에 갑자기 <뉴스속보>가 뜬다.
“뉴욕 월드 무역 센터에 비행기 한 대가 추락했습니다!”
라는 자막과 함께 날고 있던 비행기가 뉴욕 무역 센터를 향해 부딪혔다.
“무슨 일이지? 비행기가 갑자기 추락했나보다.”
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몇 분뒤 한 대의 비행기가 다시 뉴욕 무역센터를
들이받았다.
추락사고가 아닌 뭔가 잘못되었다라는 느낌이 들었다. 속보는 계속 나오고 충격을 받은 뉴욕 무역 센터는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엄청난 사상자들이 나오는 것 불보듯 뻔했다.
갑자기 비행단 내 사이렌이 울린다.
“전원 5분대기로 전환할 것!!”
“에이씨! 잘 쉬고 자려고 했는데.. 왜 5분대기냐..!!”
다 전투복으로 갈아입고 단독군장 차림으로 내무반에서 누워 있었다. 그렇게 잠이 들었다.
새벽에 일어나서 다시 텔레비전을 켰다. 뉴스에는 테러라고 계속 뜨고 이미 무너진 뉴욕 무역센터내 구조요원들이 사상자들을 구하는 모습이 계속 보였다.
‘어떤 세력일까?’라는 생각보단 ‘왜 말년에 내가 이 고생을 하지?’라는 생각이 먼저 났다.
좀 편하게 농땡이나 부리면서 2년 6개월 군생활 마무리를 좀 잘하려고 했는데...
그 이후 일주일 동안 내내 단독군장 차림으로 5분대기 생활을 해야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끌었던 이슬람 무장의 알 카에다가 저지른 엄청난 테러에 무고한 사람들이 많이 죽었다. 그 분들이 죽기전에 가족들에게 남긴 문자는 대부분이 “미안하다! 사랑한다!”였다. 그 사건이 일어난지 벌써 16년이 지났다. 오랜만에 점심을 먹다가 다큐멘터리 내용에 “9,11 테러”를 보고 잠깐 끄적여본다.
역시 중요한 건 지금 순간 충실하고 가까이 있는 지인, 가족들과 사랑하면서 행복하게 지내야 한다는 그 단순한 인생의 진리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