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사무실에서 바쁘게 일하고 있는데, 오랜만에 한 선배의 카톡 메시지가 창에 뜬다.
“야. 책 쓴다고 폼 잡지 말고, 니 일이나 똑바로 해. 무슨 X지도 않은 게 허접한 글이나 쓰고. 혹시 예전에 00 했던 자료 있음 보내봐라.”
예전 같았으면 바로 맞받아쳐서 감정적으로 대응했을지 모른다. 그냥 웃음만 나왔다. 1년 넘게 연락도 없다가 자기가 필요할 때만 연락하는 사람. 그냥 예전 자료는 폐기하여 없다고 간단히 답장 보냈더니 연락이 없다.
“해당 도서 보내실 때, 허술한 비닐포장으로 도착했는데, 책 상태를 보니까 책이 구겨져서, 찢어져서 폐기처분했습니다.”
얼마 전 아는 선배가 내 책으로 서평단 모집을 했다. 출판사 사정으로 책이 약간 늦게 배송되어 조금 마음이 무거웠다. 어제 아침 선배를 통해 서평단 모집에 신청했던 한 사람이 저런 문자를 보냈다고 연락이 왔다. 늦게 보낸 나에게도 문제가 있지만, 책을 사지도 않고 공짜로 책을 받는 입장에서 포장 문제로 폐기처분하고 저렇게 대놓고 불만을 터뜨리는 모습에 어이가 없었다,
싫으면 반품을 하지 뭐가 그리 기분이 나빴길래 책을 버리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으나, 그 사람의 행동에 웃음만 나왔다. 형님께 먼저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런 사람에게 내 책은 다시 보내기 싫다고 전달한 뒤 더 이상 신경쓰지 않았다.
2·30대 시절에는 인간관계와 세상살이에 너무 애쓰며 살았다. 위에 언급한 저런 일이 생길때마다 눈에 쌍심지를 키고 먼저 화를 내거나 감정적으로 맞받아쳤다. 지금도 가끔 감정의 소용돌이가 먼저 앞서 좋았던 관계나 일을 그르칠때가 있다. 돌아보면 어떤 상황이든 너무 애쓰려 했던 내 자세가 문제였다. 모든 사람들에게 잘 보이려 하고, 그 사람과 문제가 생기면 세상이 다 끝난 줄 알았다. 연애할 때도 업무를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리 심각하거나 아무것도 아닌 일에 너무 애쓰다가 두 마리 토끼를 놓친 적도 많다.
이렇다 보니 관계와 세상살이에 지칠 때가 많았다. 마음도 여린 성격이다 보니 꽤 오랫동안 신경이 쓰여 혼자서 속 끓이는 날도 부지기수다. 알게 모르게 상처도 많이 받았다. 작년부터 조금씩 마음을 내려놓으며 더 이상 애쓰지 말자고 소리쳤다. 인간관계는 가는 사람 붙잡지 않고 오는 사람도 막지 않으며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자고. 안 그래도 힘든 세상살이에 애쓴다고 바뀌는 것도 없으니 흘러가는 대로 몸을 맡기자고.
살다보니 이 세상에서 영원한 관계는 없다. 단지 서로가 필요하거나 위로받고 싶어 그 시간을 함께 공유할 뿐이다. 살다보니 좋은 날도 있고, 나쁠 날도 있다. 하나하나에 일희일비 할 거 없다. 너무 애쓰지 말자. 남아있는 수명을 갉아먹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직장에서 상사 말씀 잘 듣고, 가정에서 아내 말씀 잘 듣고, 수업에서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시키는대로 하자. 그저 흘러가는 대로 힘빼고 내 마음이 편하게 사는 것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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