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영혼의 집짓기 - 데이비드 기펄스

by 황상열

30대 초반 입관체험을 해본 적이 있다. 젊은 나이지만 예기치 않는 지인의 죽음을 목격하고 처음으로 인생의 회의감을 느꼈다. 그렇게 우울하게 지내던 어느 날 우연히 텔레비전에서 입관체험하는 장면을 봤다. 입관체험을 통해 죽음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담담하게 받아들이면서 시간 낭비하지 않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는 자세를 배울 수 있었다.


이제 40대 초반의 나이가 된 지금도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다. 매일 살고 있지만, 다가오는 죽음의 시간도 가까워오고 있다. 특히 사랑하는 가족과의 이별이 언젠가 올 수 있다는 사실이 가끔 내 마음을 아프게 한다. 아버지와 어머니도 이제 노인이 되셨고, 나와 동생, 아내도 나이를 먹어간다. 분명 부모님과의 이별이 다가오는 그 순간은 참 공허하고 슬플 것 같다.

저자 데이비드 기펄스는 이 책을 통해 인생과 죽음에 관한 고찰, 암으로 투병하는 노년의 아버지를 옆에서 보며 느낀 감정이나 생각을 담담하게 또는 유머러스하게 그려낸다. 저자는 전직 토목기사 출신 아버지와 함께 자신의 관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3년 동안 같이 관을 만드는 동안 두 번의 암치료를 받고도 자신의 인생을 적극적으로 활기차게 사는 아버지를 보고 저자는 깨닫는다. 주어진 시간에서 자신의 삶을 최선을 다해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관을 만드는 동안 어머니와 친한 친구가 차례로 죽으며 충격과 슬픔이 가시기도 전에 아버지가 세 번째로 암을 재발하는 소식을 듣는 저자는 삶과 죽음, 나이가 들어감 등에 대해 다시 한번 깊게 고찰한다.

“인생은 짧아.”


몇 년간 알고 지낸 몇 명의 선배들이 죽거나 병에 걸리는 모습을 목격했다. 나도 갑자기 저렇게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인생은 더 짧게 느껴질 수 있다. 그래서 하고 싶고 되고 싶고 갖고 싶은 것들을 최대한 많이 경험하고 싶다. 오늘도 그 중에 하나를 실천하려고 한다. 또 소중하고 사랑한 사람들과 시간을 많이 나누고 싶다.


“처음에는 어머니의 암이었고, 지금은 존과 아버지의 암이었다. 아무리 달아나려 해도 한 가지 사실만은 피할 수 없었다. 나는 영원히 살지 못할 것이고, 따라서 내 몸을 더 잘 관리해야 하며, 그 같은 인식 아래 어떤 노력을 할 수 있는 선택지가 내게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어머니, 가장 친한 친구가 암으로 죽었다. 아버지의 암 재발 소식을 들었다. 저자 자신은 이런 현실에서 자신은 암에 걸리지 않기 위해 달아나고 싶었지만, 결국 언젠가 죽음이 다가온다는 것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나도 마찬가지다. 하늘이 준 수명만큼 죽는 순간이 오는 것을 막지 못한다. 오래 살고 싶다면 내 건강 관리를 통해 어떤 노력을 해야할지 명확하게 보인다.


“우리는 더듬거리면서 무계획적으로, 무모하게 세상을 알아가고 우리 자신을 알아간다. 하지만 인생을 오래 살다 보니 나는 내가 저지른 실수들을 알아가는 일에, 그리고 그 실수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밝은 빛 속에서 고민에 빠지는 일에 갈수록 커다란 흥미를 느꼈다.”


나도 나이가 들면서 지난 과거의 내 과오를 다시 한번 곱씹으며 그 안에서 배울 점을 다시 한번 찾아본다. 그 실수와 실패들이 분명 나쁜 점도 있지만 그것을 통해 분명히 다시 살게 하는 힘도 있었다. 누구나 좌충우돌하며 무모하게 인생을 살아가며 자신을 알아간다.


책을 덮고 나서 더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분명 인간은 언젠가는 죽게 되어 있다는 사실을. 사랑하는 사람들과도 어느 순간에는 이별해야 한다는 것을. 저자의 아버지처럼 기쁨도 슬픔도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자신의 인생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것이 정답이라는 것을. 난 오늘도 주어진 시간 안에 무엇이든 열심히 해 볼 생각이다. 삶과 죽음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준 이 책에게 감사하다.


“인생은 짧아. 지금이라도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아. 죽음은 항상 너의 가까이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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