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주의자들 - 사이먼 윈체스터
차고 있는 시계나 글을 쓸 때 쓰는 노트북, 이동할 때 쓰는 자동차,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텔레비전 등은 모두 고도의 정밀성을 가진 기술로 탄생한 것들이다. 가전제품에 사용되는 반도체, 자동차나 비행기를 움직이게 하는 엔진 등 시대가 진화할수록 정밀성도 더 완벽하고 촘촘해지고 있다. 이 책은 산업혁명 시대부터 현재 디지털 시대에 이르기까지 그 정밀함을 위한 기술과 도구, 사람들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가 녹아 있다.
산업혁명 이전에는 총기류나 기계등이 수작업으로 이루어졌다. 계속해서 쓰지 못하거나 똑같이 만들었다 해도 이전 것과 오차가 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기술자들이 연구하기 시작했다. 같은 물건을 많이 만들기 위해서는 일정하고 똑같은 기준이 필요하다. 그것을 “표준화”시킨다고 했다. 표준화를 위 좀 더 완벽하고 정밀성을 꿈꾸는 기술자들의 연구가 계속되었다. 그 결과 각종 부품과 기계들을 표준화시켜 대량생산으로 똑같이 만들 수 있게 되었다. 그에 따라 현대사회는 물질적으로 큰 풍요를 누릴 수 있었다.
“해리슨 시계가 영국에서 발명되었고 뒤이어 나온 시계들이 영국에서 처음 만들어진 덕분에 전성기의 영국이 한 세기 이상 세계 바다의 통치자로 군림할 수 있었다. 정밀한 시계가 정밀한 항해를 가능하게 했고 정밀한 항해는 해양 지식, 통치, 권력을 창출했다.”
어떤 정밀한 물건을 먼저 만들어내는 순간 다른 정밀한 행동을 가능하게 하고, 새로운 힘을 가질 수 있었다. 우리나라도 반도체 분야 만큼은 외국보다 항상 한발 앞서서 정밀한 기술로 나가기 때문에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 향후 어떤 정밀한 물건을 개발하느냐에 따라 이 세상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의 판도가 달라질 것이다.
“한편 헨리 포드는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최소의 비용으로 자동차를 이용하게 하겠다고 결심했다. 그들은 각자의 야망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다. 헨리 로이스는 수작업으로 차를 만들 기술자 팀을 구성하려 했고, 헨리 포드는 과정에 따라 기계를 도입해서 대량으로 차를 생산하려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노력에는 모두 극단적인 기계의 정밀성이 필요했다.”
빠른 이동을 가능게 한 자동차는 정밀한 기술로 만든 완벽한 물건의 집약체다. 헨리 로이스와 헨리 포드 둘 다 그런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엄청난 기계와 정밀한 기술이 필요했다. 결국 시간이 지나 지금 시대에 엄청난 자동차가 돌아다니고 있다. 이런 세상을 가능하게 한 것도 지칠줄 모르고 완벽을 기하기 위해 정밀함을 완성하고자 했던 기술자의 힘이 아닐까?
“이제 과학은 정밀한 시간 측정이라는 희귀한 세계로 접어들었고 이상한 시간 측정에 돈과 장비와 인력을 쏟아붓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계측학자들이 시간이 모든 것을 관할한다는 사실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모든 것에는 중력까지 포함된다.”
앞으로 시대는 시간을 정밀하게 측정하지 못하면 따라갈 수 없다. 1초까지 제대로 측정하기 위한 정밀한 연구는 계속되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오차도 없이 가장 완벽하다고 느끼는 것이 시간이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머리에 많은 지식을 쌓은 느낌이 드는 책이다. 한 치의 오차를 허용하지 않고 완벽함을 기하기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정밀함을 추구하는 기술자들의 이야기에 감탄했다. 그들을 보면서 나는 그저 완벽하게 되고 싶지만 그저 흉내만 내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반성하게 된다. 좀 더 정밀하게 파고들고 수많은 시도를 하면서 내 마음에 들때까지 고치고 수정해야 그것이 진짜 완벽해지는 것인데. 지금까지 출간한 책도 지나고 나니 나의 노력이 2% 정도가 부족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완벽주의자를 꿈꾸거나 노력하는데도 뭔가 정밀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수많은 시도와 실패를 통해 좀 더 오차를 줄이는 노력이 완벽주의를 가능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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