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그곳에서 빛난다> - 조연주 작가님

by 황상열

1.책을 읽게 된 동기?
도시계획 엔지니어/ 토지개발 관련 검토 일로 또는 개인적인 여행으로 5~6번 정도 찾았던 제주도는 갈때마다 설레고 좋았다. 책을 처음 들자마자 느낀 감정도 비슷했다. 작가님이 느낀 제주도는 어떤 모습인지 궁금했다. 제목부터 확 끌리는 이 책! 오랜만에 제주로 다시 떠나는 느낌으로 읽기 시작했다.

2. 저자 및 목차 소개
저자 조연주는 더 이상 봄이 기다려지지 않고, 지나간 겨울이 못내 아쉬운 30대의 허리를 지나는 중이다. 빠르게 변하는 스마트시대를 따라가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아날로그 세상에서 살고 있다. 새로운 것보다 낡고 오래된 정서를 좋아하는, 잘 놀 줄 모르는 촌스러운 사람이다. 여섯 줄의 맑고 아름다운 통기타 소리를 좋아하고, 한 번 빠진 노래는 하루 종일 무한반복으로 듣는다. ‘벽보고 세 시간’이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멍하게 생각에 자주 잠긴다. 어쭙잖게 남들에게 자랑하며 허풍떠는 여행이 싫어 대부분의 시간을 조용히 혼자 다녔다. 길을 잃어도 마음은 잃지 않았던 제주에서의 시간은 거칠고 치열해서 많이 아팠던 직장 생활에 큰 힘이 되었다. 오늘 하루도 밥값 고민하며 살진 말자고 다짐하면서도 돈보다 재주 많은 사람이길 꿈꾼다. 평범하게 살면서 배우는 것을 심심한 글로 삶에 녹여내는 에세이스트이고 싶다. (출처 : 네이버 책)

블로그 이웃으로 이젠 작가로 인연을 맺은 조연주 작가님과는 2주에 한번 독서모임에서 만나 다양한 책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다양한 식견에 한번 놀라고 한번 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으면 끝까지 밀고 나가는 그 열정과 노력에 많이 배우고 있다.

1장 늘어나는 건 근심, 줄어드는 건 웃음
2장 땅에 새긴 흔적
3장 자유롭게, 무심하게, 따뜻하게
4장 비우기, 덜어내기, 가벼워지기
5장 빛바랜 시간들

각 장별로 연주 작가님이 제주도에 가게 된 계기와 계속 방문하면서 겪게되는 에피소드, 거기에서 느끼는 본인의 느낌과 감상, 여행지 소개등이 잔잔하게 때로는 감성적으로 잘 표현되고 있다.

3. 감명깊은 구절과 나의 짧은 생각
분명 우리나라 땅인데 다른 풍경과 공기, 나에게 제주는 여전히 새로운 세상이다.”

나도 매번 느끼지만 같은 대한민국 영토로 제주는 늘 새롭다. 그래서 더 설레고 좋은 것 같다.

좋으면 좋은대로 감정을 표현하는 것, 제주에서는 가능했다. 자꾸 내 감정을 밖으로 꺼내다 보면 나와의 대화를 시작할 수 있게 된다.”

그다지 여행을 자주 하진 않아서 출장을 여행이라고 생각하고 갈때가 많다. 혼자가는 출장이 많다보니 그때마다 그동안 지친 나에 대해 생각하고 끊임없이 솔직하게 내 감정을 밖으로 표출했다. 그러고 나면 조금 후련하고 상쾌했다. 이 구절에는 상당히 공감했다.

“나는 늘 소심하게 겁먹고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새로움과 익숙함 모두 받아들이고 직접 행동해보는 것은 분명히 나를 성장시켰다.”

어릴 때부터 하기 싫거나 무서운 것은 아예 도전조차 하지 않았다. 다만 작가님과 틀린 점이 있다면 새로운 뭔가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무조건 들이대고 시도했다. 역시 익숙함도 좋지만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시도하다 보면 나중에 결국 나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된 건 확실하다.

태풍이 지나가면 화창하고 평온한 시간이 찾아온다는 것을...제주의 바람은 나를 강하고 단단하게 만들었다.”

맞는 이야기다. 뭔가 자기 인생에 태풍이 오고 비바람이 친 시기가 지나가면 이후에는 정말 화창한 앞날이 다가오곤 했다. 비록 그리 오래 살진 않았지만 이 구절을 읽고 지나간 세월을 떠올렸다. 거의 틀린 적은 없었다. 늘 인생이란 좋을 때가 있으면 나쁠때도 있는 새옹지마니까..

그저 그때는 그가 있어 힘껏 살 수 있었고, 오랜 시간을 함께한 만큼 아직도 기억할 게 많다는 것뿐이다.”

연인이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게 되면 마음이 아프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때 함께했던 그 시간들은 추억이 된다. 그 좋은 추억만 잘 간직하면서 힘들 때 가끔 떠올려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무한경쟁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로 액셀만 밟도록 강요당하고 있다...그때가 나에게 쉼표가 필요했던 시간이었다.”

아직도 이건 잘 조절이 되지 않은 것 같다. 나도 한번 뭔가를 시작하면 미친 듯이 엑셀을 밟고 전진한다. 어디까지 갈지 모르지만 일단 시작한 건 끝을 내야 직성이 풀린다. 그것이 인간관계이든 일이든 모임이든 간에 상관없다. 그렇게 며칠을 폭주기관차처럼 달리다보면 고갈되는 내 자신을 보고 또 예민해진다. 요새는 일을 진행하다 가끔 멈추어서 쉬고 다시 한번 힘을 내는 연습을 하는 중이다.

이렇게 각자 자신에게 맞는 것이 있다. 인생도 여행도 결국 누군가를 보고 따라하면 행복할 수가 없다.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

참 맞는 말이다. 인생에서 정답은 없다.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 가면서 그 안에서 본인이 만족하고 행복하다면 그게 맞지 않나 싶다. 다만 너무 배우자나 가까운 지인등을 깎아내리지 말고 서로 존중하면서 자기를 사랑하는 행복이 제일 좋지 않을까 싶다.

또 하나 어설프게 덕후 흉내를 내는 게 있다. 핑크색과 헬로키티다. 이제는 좀 멀리 해야할 나이가 됐는데도 아직 그러지 못하고 있다.”

나도 덕후다. 30년 프로레슬링과 축구, 만화 덕후다. 특히 프로레슬링은 멀리 해야 하는데 아직 그러지 못하고 있다. 아마도 평생 못 끊을 것 같다. 참 헬로키티도 덕후가 될 것 같다. 작가님과 첫 딸아이 덕분일지도...

“살아보니까 별 거 없어요. 그냥 내 옆에 내 사람만 있으면 어떻게든 살게 되요. 그게 거의 인생의 전부에요.”

맞다. 살아보니까 옆에 내 사람 몇 명만 있으면 어떻게든 즐겁게 살아가는 것 같다. 그냥지금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그 순간마다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날마다 함께 길을 걷는 내 자신이 가장 좋은 친구가 되어줘야 한다.”

매일매일 인생이라는 길을 걷는 나를 먼저 사랑해야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오늘부터라도 그렇게 해야겠다.

늘 살아있는 것도, 살아있지 않은 것도 아닌 애매하고 재미없는 인생을 살았다. 여기저기 남의 인생 근처에서 기웃거리던 날들, 이젠 나 자체로 빛나고 싶다. 그 빛으로 다른 사람까지 빛나게 해주고 싶다.”

작가님이 제주도를 수차례 여행하면서 자신에게 내린 마지막 결론이자 이 책에서 독자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들이 꼭 여행이 아니더라도 타인의 인생에게 기웃거리다 불행해지지 말고, 자기 자신 자체로 빛나는 인생을 살라고 말이다.

“마을 이름이 저지리...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지정된 곳이다.”

얼마 전 제주도 토지를 검토하다가 한참 웃었던 동네다. 직원들마다 저지리.. 뭘 저질렀을까?.. 저질동네다.. 19금까지 활발한 동네가 아닐까?...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건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이라는 것이다. 또 하나의 팁은 제주도는 오름이 많다. 이 오름을 보존하기 위해 도심이 아닌 지역은 오름 이상 높이로 건물을 지을 수 없다.

4. 이 책을 읽고 나서..
책을 덮고 나서 오랜만에 여행 에세이를 읽었더니 두달전에 다녀온 제주도에 또 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 가족에게 미안하지만 혼자서 한번 짧게라도 가고 싶은 충동이 든다. 혼자 가는 여행의 묘미는 일단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내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고,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자고.. 모든 스케줄을 자유롭게 나에게 맡길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허전하고 외로움은 어쩔 수 없지만, 때로는 혼자만의 여행을 통해 나를 알아가는 좋은 여정이 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공감했다.

나는 제주도까지 아니지만 머리가 멍하고 지치면 혼자 산에 올라서 사색에 잠기거나 차를 끌고 드라이브를 하다보면 조금은 상쾌해지고 해답을 찾은 적도 많았다. 좀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지만 다시 한번 시간을 내서 어디라도 짧게 다녀오고 싶다. 지금 일상에 지치고 타인과 부대끼는 삶에 질렸다는 분들은 꼭 한번 이 책을 읽고 힐링해보길 추천한다.

제주도 여행을 통해 자기를 알아가면서 멋진 책을 내 주신 연주 작가님은 내가 보기엔 이미 빛나고 있는 분이다. 에세이가 이런 것이다 라고 자신 있게 보여주시고 있는 작가님의 앞날을 응원하며 다음 책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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