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 편지 백편 – 이황
퇴계 이황은 동시대를 살았던 율곡 이이와 더불어 조선시대 중기에 성리학을 완성한 인물로 유명하다. 우리나라 지폐 천원에도 얼굴이 나온다. 퇴계는 우리에게 알려진 굉장한 대학자로 알고 있지만, 과거 시험에는 세 번이나 낙방할 정도로 벼슬과는 인연이 멀었다.
어린 시절부터 천재로 소문나 9번이나 과거를 급제하는 율곡 이이와는 달리 고생 끝에 34살에 과거에 급제한다. 40대 초반까지 승승장구 하면서 관직 생활을 하지만, 을사사회 이후 파직과 복직을 반복하다 50세에 벼슬을 아예 그만두고 고향에 내려간다. 70살에 생을 마감할 때까지 도산서원을 짓고 학문 정진에 힘썼다.
이 책은 퇴계가 일생에서 쓴 편지를 백 개를 추려서 소개한다. 편지 주제는 학문을 비롯하여 풍경이나 꽃에 대한 감상을 통한 예찬, 부부간의 예절, 제자들에 대한 훈계 등 다양하다.
“저는 두 번 장가들었지만 줄곧 불행이 심했습니다. 그렇지만 이 부분에 대해 마음을 박하게 하지 않고 노력하여 잘 처신한 것이 거의 수십 년이나 되었습니다. 그동안 몹시 괴롭고 심란하여 번민을 견디지 못할 경우도 있었지만, 어찌 감정대로 대륜을 소홀히 해서 홀어머니께 근심을 끼칠 수 있겠습니까?”
퇴계은 두 번의 결혼을 하면서 가정생활은 평탄치 못했다. 두 번째 결혼한 부인도 정상인이 아니었지만, 극진하게 아내를 사랑하고 보살폈다. 또 죽은 첫째 부인의 장모도 마지막까지 챙겼다고 전해진다. 퇴계 본인도 힘든 순간이 많았지만, 마음 수양을 통해 결혼생활도 잘 유지했다고 한다. 힘들다고 부부간에 감정대로 처리하지 말고 항상 마음을 잘 추스르라고 알려준다.
“스승께서 논하신 경서의 뜻이라고 해도 의심스러운 점이 많으면 고치지 않을 수 없다고 하니 이렇게 해야 후학들을 오도하지 않을 것입니다. 무릇 문장의 뜻을 파악하는 것과 도리를 강구하는 것은 반드시 먼저 마음을 비우고 한 걸음 물러서서 자신의 견해를 고집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고금의 사람을 따질 것 없이 오직 옳은 점만 좇아야 진실하고 틀림없는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책에 나오는 구절이 아무리 좋더라도 그것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면 좋지 않다. 그 의미를 파악하여 현재 나에게 맞는지 한번 생각하고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적용하기 전에 마음을 내려놓고 객관적으로 자신을 바라보면서 내 생각만 고집하는 것을 경계하라고 퇴계는 조언한다.
“대체로 발전하는 공부란 매일 매달 힘써 나아가 완숙한 지경에 이르는 것뿐입니다. 공이 요즘 몸이 건강치 못하다니 매우 걱정입니다. 모쪼록 이 일을 위해서 더욱 몸을 아끼시기 바랍니다.”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매일 조금씩 책을 읽고 강의를 들으며 공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조급하게 요행을 바라면 오히려 체하는 것을 퇴계는 우려한다. 몸과 마음을 잘 챙기고, 할 수 있는 것만큼 매일 조금씩 노력하면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시대는 변했지만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느꼈다. 사랑과 이별, 건강과 병, 출생과 죽음 등에 대한 퇴계의 생각을 잘 볼 수 있었다. 이런 편지 형식의 글은 그 쓴 사람의 마음이 잘 드러난다. 퇴계의 인간적인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고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제공한 서평단 책을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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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한소감> 책 한번 읽어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