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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Jan 01. 2018

2002 월드컵 스토리 - 1

2002년 한일 월드컵! 벌써 15년이 넘었지만 월드컵이 열렸을 때 국내 열기는 최고였다. 
전국 곳곳에서 길거리 응원이 벌어지고, 붉은 악마 티셔츠와 페이스 페인팅도 인기였다. 
    
우리나라는 조별예선을 2승 1무로 통과하면서 토너먼트 16강에 진출했다. 상대는 유럽에서도 수비는 최고로 꼽히던 이탈리아였다. 그 당시 이탈리아 대표팀은 에이스 토티와 공격수 비에리, 수비수 말디니등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였다. 물론 우리나라 대표님도 그에 못지 않았지만, 이름값에 비해 차이가 있긴 했다. 
 
나는 그때 복학생이었다. 2001년에 제대 후 3학년으로 복학하여 4년만에 돌아온 학교에 적응하느라 한학기 내내 고생했다. 월드컵이 시작할 무렵이 6월 중순이었으니 기말고사가 시작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았다. 16강은 바로 기말고사가 끝나는 날에 열려서 그 당시 자취하던 친구방에서 술 마시면서 같이 보았다. 
     
전반전부터 이탈리아 공격에 맥을 못추던 우리나라는 결국 한 점을 내주고 끌려가게 된다. 후반 5분을 남기고 우리나라 대표팀 히딩크 감독은 공격수 5명으로 늘리는 작전을 펼치게 된다. 이때 차두리 선수가 교체로 나오게 된다. 그렇게 계속 밀어붙인 끝에 후반 종료 2분전 설기현 선수의 동점골이 터졌다. 와!! 방에서 보던 우리는 난리가 났다. 그래도 동점이다! 여름이라 창문을 열어 놓고 보는데 밖에서도 환호가 너무 크게 들렸다. 이제 승부는 원점으로 들어오고, 그때는 연장전에 돌입하게 되었다. 
     
그리고 누구나 기억하는 그 장면!! 안정환 선수의 역전 헤딩골! 역사가 새로 쓰이는 순간이었다. 물론 나중에 홈그라운드라 심판이 봐주었다라는 루머도 있었지만, 우리나라는 그렇게 이탈리아를 꺾고 8강에 진출했다. 
     
경기가 끝나고 방에서 보던 우리는 밖으로 나갔다. 밖에 있던 사람들도 난리가 났다. 길거리 응원하던 사람들도 승리의 기쁨에 도취되어 너도 나도 “대한민국!”을 외쳤다. 옆에 있는 모르는 사람과도 하이파이브를 하고 포옹도 하면서 승리의 기쁨을 나누었다. 가던 차도 멈추고 차위에 올라 같이 태극기를 흔들었다. 
우리는 맥주집으로 옮겨서 한잔 더하면서 기쁨을 또 나누었다. 옆 테이블에 있던 여대생들과도 합석해서 마셨는데, 친구 하나는 그때 만났던 분과 사귀어 후에 결혼까지 골인했다. 나는 그 당시 여자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가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같이 보지 못했다. 그 다음 8강 경기가 낮경기라 같이 보기로 했다. 8강 상대는 스페인으로 결정되었다. 
     
그렇게 이탈리아와의 16강전은 지금까지도 희자되는 2002년 월드컵 순간 중의 백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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