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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May 09. 2021

글은 바쁠 때 더 잘 써진다


아침마다 ‘따뜻한 하루’ 사이트에서 보내는 이메일을 읽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주변의 따뜻한 사연이나 위인들의 생애를 바탕으로 인생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서 자주 읽는 편이다. 오늘 내용은 찰스 램에 대한 이야기다.      


찰스 램은 영국의 유명한 수필가다. 필명은 엘리아로 알려져 있다. 그의 작품 중에서 <엘리야의 수필>은 가장 크게 성공한 작품이다. 램 자신의 생활을 멋진 유머와 페이소스를 섞어서 수려한 문장이 일품으로 영국 전체적으로도 손꼽히는 수필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신병에 걸린 누이 메리가 있는데, 그녀가 어머니를 살해하는 비극이 벌어진다. 그 자신도 정신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판단하여 결혼하지 않고 누이를 돌보며 살았다. 처음 등단시 평범한 수필을 써내다가 누이와 공저로 쓴 <세익스피어 이야기>와 <율리시스의 모험>을 발표하면서 일약 문단의 스타 작가로 떠오른다.   

   

특이한 것이 나처럼 낮에는 직장에서 일하고 퇴근하고 밤에는 작가들과 교류하며 글을 썼다고 한다. 33년간 직장생활을 유지하며 동료와 함께 시집을 내고, 잡지에 글을 기고하는 등 끊임없이 집필 작업을 했다. 하루종일 원없이 글을 쓰고 싶었던 그는 빨리 퇴직을 하고 싶어했지만, 생활고 때문에 직장생활을 계속 유지했다. 결국 정년이 되어 퇴직한 그는 이제 하루종일 글을 쓸 수 있다는 생각에 기뻐했다.      

이제 24시간 동안 자고 먹는 시간을 빼고 오로지 글쓰기에만 전념하게 된 찰스 램. 그러나 몇 년 후에 동료들에게 보낸 편지에는 이런 내용이 있었다고 한다.      


“한가한 것이 이렇게 괴로운지 몰랐습니다. 직장을 가지 않아서 시간이 많이 남아 더 좋을 줄 알았는데, 자꾸 나를 괴롭히고 학대하는 마음이 늘어갔습니다. 또 무엇을 써야 할지 오히려 생각이 잘 나지 않아 멍때리는 시간이 더 많았습니다. 바쁘게 살아야 좋은 생각도 더 잘 나고 글도 잘 썼던 것 같아요. 그 시간을 쪼개서 냈던 작품들이 기억에 많이 남네요. 여러분들도 바쁘게 사는 것이 헛된 것이 아니고 하루를 꽉 차게 보람있게 살아가시길 바래요.”     


그도 바쁜 직장생활을 하며 시간을 쪼개 글을 썼다. 위에 편지 내용을 읽으면서 많이 공감했다. 나도 직장을 다니면서 시간나는 대로 글감을 찾고 그것을 모아 글을 쓴다. 바쁜 일상이지만 그 안에서 많은 소재가 나온다. 오히려 시간이 많으면 글을 잘 써진다고 하는데 실제로 해보면 그 반대다. 나도 경험했지만 시간이 많을수록 쓰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나도 직장에서 일하는 9시간, 출퇴근 하는 2시간, 먹고 자고 하는 8시간을 빼면 실제로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은 2~3시간이 고작이다. 이 시간을 어떻게든 활용하여 한 개의 글을 매일 쓰고자 노력했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매일 노력하다 보니 그 시간 안에 어떻게든 한 개의 초고를 완성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글감은 출퇴근이나 일할 때 틈틈이 찾는 것을 전제로 한다. 

찰스 램이 동료에게 전한 편지 내용처럼 하루를 꽉채워 바쁘게 보낼 때 오히려 글을 더 잘 쓸 수 있다. 직장을 다니면서 충분히 하루에 한 개의 글은 완성할 수 있다. 글을 쓰고 싶지만 지금 내가 시간이 없어 못한다는 사람들은 한번 생각해 보자.      


정말 시간이 없어서 못 쓰는 것인지 아니면 그 반대인지. 나도 6년째 직장을 다니면서 글을 쓰고 있지만 바쁠 때 더 잘 써진다. 글을 정말 쓰고 싶다면 시간이 없다고 변명하지 말고, 하루에 10분이라도 시간을 내서 조금이라도 써 보는 연습을 해보자. 한 줄이라도 쓰다 보면 그것이 모여 언젠가 위대한 작품의 초석이 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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