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픈 사람이 많아졌다
2019년 말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백신이 나와 접종을 하고 있지만, 바이러스 변이로 인해 다시 퍼지고 있는 중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세상은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 사람과의 접촉이 줄어들고, 이로 인해 많은 서비스 업종이 타격을 받았다. 국가와 도시간의 이동도 거의 끊기다시피 하다 보니 호황을 누리던 항공, 여행, 숙박 업계는 아예 씨가 말라버렸다. 거리에 손님이 없다보니 가게를 접는 자영업자도 늘어났다.
어제 퇴근길에 또 한 명의 지인과 오랜만에 통화하며 안부를 물었다. 5년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식당을 차린 후배다.
“형, 잘 지내요?”
“나야 뭐, 늘 똑같지. 회사 다니고 글쓰고.. 넌 요새 장사 어떠냐?”
“코로나가 사람 잡네요. 하하. 6월말로 가게 정리하려구요.”
“에구. 그동안 잘 버틴 듯 한데...”
“나가는 임대료, 알바 하는 애들 월급 등 고정비는 그대로인데 작년부터 사람들이 안오니 계속 마이너스 였어요. 대출도 버티었는데, 이제 그 마저도 안되요. 저 망했어요. 형! 다시 일자리 구해야 되요. ”
늘 긍정적이고 활달했던 후배도 웃으면서 이야기 하지만 어쩐지 목소리에 슬픔이 배어있다.
“형. 근데 참 이제 마음도 몸도 많이 아프네요. 형은 아프지 마요.”
“나도 많이 아파. 말을 안해서 그렇지. 그래도 니가 더 아프겠다. 같이 힘내자.”
수화기로 넘어오는 그의 한마디에 울컥했다. 전화를 끊고 한동안 멍하게 서 있었다. 아픈 사람이 많아진 세상이다.
* 아프지만 말자
꼭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너무나도 빨리 변하는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도태되어 또는 기회를 잡지 못해 아픈 사람이 많다. 오히려 열심히 공부하여 온갖 디지털 지식으로 무장했지만 얼어붙은 취업시장으로 사회 첫발을 내딛지 못해 좌절하는 20대 후배들을 보면서 마음이 착잡했다. 가끔 취업 멘토링으로 공대생 후배들을 만난다. 자신이 가고 싶은 곳은 채용 기회조차 없다고 울먹이는 이야기를 들으면 뭐라고 해야할지 참 난감하다. 그냥 울고 있는 그 후배들의 등을 쓰다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사람들이 아프다 보니 예민하다. 툭 건드리기만 해도 짜증을 내고 분노폭발이다. 여자친구의 이별통보에 흉기로 위협하는 남자, 지나가다 어깨를 부딪히거나 발을 밟았다고 싸우는 사람들, 지하철 노약자 자리에 젊은 사람이 앉았다고 호통치는 노인, 물건이나 서비스가 마음에 안든다고 진상부리는 블랙컨슈머들 등등.. 사회 곳곳에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많다보니 서로간에 배려나 양보는 사라진지 오래다.
후배의 전화를 끊고 잠시 인터넷 뉴스를 보다가 한 기사에 눈이 꽃혔다. 가수 이효리의 남편이자 기타리스트 이상순에 대한 기사였다. 그의 근황을 다룬 인터뷰 기사였는데, 마지막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이상순에게 인생이란 질문의 답이다. 어떻게 오늘 쓴 글을 마무리할까 생각했는데, 이 내용으로 대신 하고자 한다.
“행복하지 않아도 큰 아픔없이. 삶이 꼭 행복해야 한다는 욕심은 없다. 큰 아픔없는 삶이면 감사하다. 삶의 어느 모퉁이를 돌아도 그랬으면 좋겠다.”
지금 같은 혼란스러운 시대에 행복까지 바라지도 않는다. 무조건 참고 견디는 게 능사는 아니다. 지금 아프다면 잠시 쉬어가자. 힘든 마음을 비우고 충전한 다음 다시 앞으로 나아가자. 우리 모두 아프지만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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